[산업일보]
국내 중소기업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원자재는 세계 경기에 민감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특히 한국은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아 국제원자재의 동향이 수출업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제원자재의 최근 가격 동향과 올해 전망 하나 하나에도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세
에너지를 포함한 국제원자재 가격은 지난해 4월 이후 하락세를 보여 왔다.
2012년 말부터 하향세를 이어온 국제원자재 가격은 작년 상반기 리비아의 생산차질, 이라크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2분기 이후에는 유럽 및 일본 등의 경제지표 부진으로 세계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며 하향세로 다시 전환했다.
작년 11월 CRB 지수는 480.85로 4월(563.17)대비 17.1% 하락했으며, 에너지를 제외한 국제원자재 가격도 하향세 지속했다.
2014년 11월 로이터 지수로 본 비에너지 원자재 가격은 2392.7로 지난 한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원자재 가격 하락세는 세계경기 회복 둔화에 따른 원자재 수요 감소와 달러강세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유로존 및 중국 등 주요국들의 경기회복이 지연되며 주요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소폭 감소했다. 특히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국인 중국은 개혁 정책 시행에 따른 성장세 둔화로 인해 원자재 수요가 전년대비 부진하게 나타났다.
최근 달러강세도 원자재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이 지난해 10월 29일 양적완화 정책의 완전 종료를 선언한 반면 일본과 EU가 추가 양적완화 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달러화 가치는 상승 추세다. 원자재 현 ‧ 선물은 모두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과 달러화 가치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또한 전반적인 원자재 생산 및 재고가 증가하며 수급여건이 개선된 점도 원자재가격 하향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원자재 가격, 대체로 하향세 전망
원유
국제유가는 2014년 상반기 중 양호한 수급여건에 힘입어 하향안정세를 나타냈으나 6월 이후 큰 폭으로 급락해 최근 2~4년래 최저수준을 보였다.
연초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100~110달러의 박스권을 유지하며 전반적인 안정세를 나타냈으나 리비아, 이라크 등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5월 이후 상승세로 전환했다. 6월 이후에는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지표 악화로 인한 석유수요 둔화 및 원유 과잉공급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근에는 작년 초 대비 두 자릿수의 하락폭을 보이며 근래 2~4년중 최저치를 기록, 지난해 6월 대비 가격 하락폭이 40%대에 이른다. 지난 12월 17일 WTI는 배럴당 56.37로 2011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두바이유는 55.56달러로 5년 7개월 만에 60달러 선을 붕괴, 브랜트유는 60.62 달러로 2009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하반기 이후 유가 하락은 非OPEC의 원유공급 확대 및 최대 원유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국가들의 증산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북미지역의 셰일 붐 및 오일샌드 프로젝트, 남미의 심해유전 투자 등으로 작년 비OPEC의 원유생산은 2013년 대비 일일 약 1.7백만 배럴 증가했다.
반면 OPEC은 유가 하락세 저지를 위해 생산조절에 나설 것이란 기대와 달리 지난해 9월 이후 오히려 증산했다. 대표적 생산 조절국인 사우디, 쿠웨이트, UAE는 9월 중 전월대비 일일 5만~10만 배럴 생산을 확대했다.
사우디는 최근 對미 원유 판매가격을 인하하기로 결정하며 상대적으로 생산원가가 높은 셰일오일 생산 확대에 압박을 가했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당분간 유가하락을 방어할 뜻이 없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해 세계 원유 공급은 非OPEC을 중심으로 생산이 확대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주요기관들은 북미 생산 강세가 지속되면서 2015년 비OPEC의 생산이 2014년 대비 일일 약 1.0~1.3백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5년 북미의 원유생산은 미국 Light Tight 오일 생산증대로 전년 대비 86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IEA)된다.
OPEC은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생산량을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27일 OPEC 회의에서는 세계원유 공급량을 현 목표치(하루 3,000만 배럴)을 유지할 것으로 합의하며 감산합의에 실패했다. 그 후 WTI는 4년래 70달러를 밑돌았으며 브랜트유는 전일대비 6.3% 하락. 향후 국제유가의 추가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베네수엘라, 이란, 이라크 등 일부 회원국들이 생산목표 축소를 계속 주장하고 있으나 올해 중 감산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한편 2015년 세계 원유소비는 작년대비 1% 내외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원유수급은 비교적 양호할 전망이다. 유럽 및 아시아지역 OECD 국가들은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 반면 비 OECD 국가들의 수요는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2015년 OECD지역 원유수요를 전년대비 일 11만 배럴 감소한 4,571만 배럴로 전망했으나 비OECD지역은 일 143만 배럴 증가한 4,829만 배럴을 전망했다. 원유 생산이 소비를 초과하며 원유수급은 양호한 수준을 기대할 볼만하다.
2015년 국제유가는 작년에 이어 하락 기조가 점쳐지고 있다.
세계경제 회복세 둔화, 미 연준의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투기 자금 감소 및 달러화 강세로 올해 국제유가(Dubai유 기준)는 배럴당 55~65달러 내외로 전망(2014년 12월 기준)된다. 단, 중동 및 아프리카 산유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돼 석유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유가급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철광석 및 철강
2013년 중 상승세를 보인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하락세로 반전을 보였다.
철광석 공급은 증가했으나 중국의 철강수요 둔화에 따른 철광석 수요 둔화로 철광석 가격이 작년 9월중 일시적으로 톤당 80달러까지 하락했다. BHP Billiton, Vale, Rio Tinto 등 주요 철광석 생산회사가 생산단가 인하를 위해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초과 공급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최대 소비국 중국의 경우 주요 소비처인 건설부분의 경기부진, 철광석 해외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광산 활용도를 늘리려는 중국정부의 정책 등으로 소비 둔화 지속을 보이고 있다.
철광석 가격 하락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까지는 초과공급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철광석 가격은 작년의 톤당 99달러에서 올해는 약 8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과잉투자 축소 및 산업 구조조정으로 공급 대비 수요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세계 철강제품 소비량은 2% 증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15년에도 소비량 증가는 2%에 그칠 전망이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올해 세계 철강소비량 증가를 3.1% → 2.0%로 하향 조정했다. WSA는 선진국은 전년대비 철강소비량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중국, 중남미, CIS 등 개도국 수요는 당초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에는 선진국 수요는 다시 둔화되는 반면 개도국 수요는 다소 살아날 공산이 크다.
올해 세계 철강재 가격은 기저효과 및 공급과잉 축소로 금년대비 2~3%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나 아시아지역은 약보합세 예상된다.
비철금속
■ 동
2014년 동 가격은 중국 수요둔화 영향으로 전반적인 약세를 지속했다. 가격은 톤당 6,500달러 ~ 7,100달러에서 횡보하며 전반적인 하향세를 보였다. 세계 최대 광산인 칠레 광산의 파업 영향으로 2분기 중 동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세계 동 재고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나 최대 소비국인 중국(세계 구리소비 40% 차지)의 성장둔화로 인한 세계 구리 수요부진이 하방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동 가격도 수요부진 및 생산증가 등에 의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및 중국의 경기회복세 둔화로 큰 폭의 구리 수요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칠레, 페루 신규광산 확대로 인한 세계 정광 공급증대로 올해 전기동 수급은 39.3만 톤 초과공급을 보일 전망(ISCG)이다. 2015년 전기동 가격은 톤당 6,500~7,000 달러로 하락세가 예고되고 있다.
■ 알루미늄
작년 알루미늄 가격은 재고감소, 공급부족 등의 영향으로 소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2013년 중 톤당 1,700~1,800달러의 안정세를 보이던 알루미늄 가격은 톤당 2,000달러대까지 상승했다. 인도네시아 보그사이트 수출 중단, 러시아 및 미국 메이저사들의 생산 감축 계획에 따른 공급량 감소와 함께 알루미늄 재고량도 작년 4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며 가격 상승을 견인한 것.
2015년 알루미늄 시장은 작년에 이어 공급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 반면 자동차 및 항공기 부문의 알루미늄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올해 세계 알루미늄 수요는 5% 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알루미늄 증산 여부가 단기적으로 가격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 니켈
2014년 니켈은 공급감소 우려로 가격이 급등했으나 5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작년 최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세계 니켈 생산 66%)의 니켈광석 수출금지 정책(작년 1월) 및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러시아 수출중단 우려로 가격이 급등했으나, 5월 이후 인도네시아 신정부의 정책완화 기대와 역대 최고 재고증가세 영향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2014년 10월 LME 니켈 재고량은 38만 톤으로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15년 니켈시장은 5년 만에 공급부족이 예상되면서 가격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 올해 세계 니켈 공급은 인도네시아 니켈원광 수출중단에 따른 중국의 니켈선 철 생산 감소로 195만 톤에 그치며 수요대비 2만 톤의 공급 부족이 전망된다. 반면 스테인리스강 수요 회복에 따른 니켈수요 증가로 전체적인 수급상황이 약화되며 가격상승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니켈가격은 톤당 20,000달러 내외로 작년보다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아연
지난해 아연가격은 세계적인 아연 공급부족으로 상승세 지속했다. 작년 10월 아연 가격은 톤당 2,277달러를 기록하며 2013년 말 대비 15% 이상 상승했다. 2013년 캐나다에 이어 2014년 중 아일랜드의 노후 대형광산이 폐쇄됨에 따라 세계 아연 공급이 대폭 감소하고 LME 재고도 감소하면서 가격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아연가격은 타이트한 수급에 따른 가격상승세가 예상된다. 2015~2016년 중 호주 대형광산 폐쇄가 계획 중인 반면 신규 광산 건설이 지연돼 2015년 중 수요대비 36만 톤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중국 아연정광 증산이 변수이나 중국정부의 엄격한 환경규제로 인해 제한 생산이 예상돼 세계 아연 공급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아연가격은 작년 대비 소폭 상승한 톤당 2,200~2,500달러정도가 예상된다.
對 자원보유국 수출, 여타국 하회
2005년 이후 자원보유국 15개국(알제리,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3개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캐나다, 칠레, 페루 등 중남미 5개국, 노르웨이, 호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대한 수출증가율이 여타 국가들에 비해 높았으나 2013년과 작년에는 여타국을 하회했다.
과거에는 우리나라의 對자원보유국 수출물량과 국제 원자재 가격간의 상관관계가 여타국가에 비해 높았으나 최근 양자 간의 차이가 축소됐다. 이는 세계경기 변동이 국제원자재 가격과 비자원국 교역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원자재가격과 비자원국 교역 간 동조화가 심화된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對 자원보유국 수출대비 정부 노력 필요
세계 경기회복으로 원자재 수요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급 확대로 수급상황이 개선돼 국제 원자재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향세가 전망된다.
이러한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세는 국내 수입물가 안정 및 수출기업의 원자재 수입비용 부담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이 총수입의 30%를 차지하고 있어 원자재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편이며, 특히 원유의 경우 전체수입의 20%를 차지하고 있어 최근 국제유가 하락은 수출기업의 원자재 수입비용 감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국제 원자재가격 하락은 자원보유국의 경제성장세를 둔화시키고 수입수요를 감소시켜 한국의 對 자원보유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업계와 정부의 다각적 노력이 요구된다. 자원보유국 경기급락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세분화 ‧ 맞춤형 마케팅 전략 수립, FTA 활용을 통한 현지진출 강화, 시장정보 제공 및 국가이미지 제고 등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일부 원자재의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 및 기상이변 등에 의한 생산차질로 가격급등 가능성이 상존해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