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6월 3일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5 제조업 혁신 3.0전략’ 컨퍼런스에는 준비된 좌석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관계자들이 자리를 함께하면서 현업종사자들과 석학들이 제시하는 제조업 혁신 3.0의 도입방안에 귀를 기울였다.
산업부 이관섭 차관 “지금 아니면 제조업 더 어려워진다”
산업부의 이관섭 차관은 개회사를 통해 “환율 외에도 여러 가지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지금 뭔가를 하지 않으면 제조업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기본적인 인식”이라고 경각심을 고취시켰다.
이 차관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제조업이 강한 나라가 빠르게 회복했던 만큼 제조업이 경제창출의 근간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제조업은 심각한 경쟁에 맞닥뜨렸는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관계자들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차관은 산업계의 새로운 트렌드인 3D 프린팅·드론 등 새로운 기술이 제조환경을 스마트하게 바꿔갈 것이라며, 산업부에서도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스마트공장이 가장 역점을 두는 사항이라고 소개했다.
“스마트공장은 각기 다른 자동화 수준을 갖춘 공장들이 생산의 유연성과 품질을 높이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세가지 방향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스마트 공장”이라고 언급한 이 차관은 “부품업체들이 글로벌 경쟁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기초가 탄탄해야 하는데 기초의 시작은 디지털화이며 이를 강화할 때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이동근 부회장 “앞날 내다보는 혜안이 중요”
대한상의 이동근 부회장은 “제조업은 국내 GDP의 30% 이상을 차지하며 국내 경제성장의 견인차였으나 대내외적인 경제상황의 악화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진단한 뒤, “대외적으로는 후발주자의 추격과 엔저의 반격, 대내적으로는 내수침체, 고비용구조, 생산인력 감소 추세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사물인터넷, 3D 프린팅의 등장으로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이 여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한 이 부회장은 “패러다임변화에 맞춰 이전의 추격형 성장모델을 융합·신산업 창출을 통한 원천기술 확보 등의 선도형 성장모델을 주도하는 제조업 혁신 3.0추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 김도훈 원장 “지속가능한 제조업 고민해야”
“‘제조업의 위기’라고 얘기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가는 것은 여전히 제조업”이라고 전제한 산업연구원 김도훈 원장은 “개발도상국 공무원들에게 강의할 때 한국이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얘기하면 납득 못하고 선진국도 우리나라의 제조업이 강하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김 원장은 “제조업이 우리 생활·경제와 밀접하게 있으면서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살아오다가 중국의 샤오미 등이 나타나면서 최근 들어 위기를 인식했다”며. “지금이 제조업의 위기를 얘기해야 할 시기이며, 제조업이 우리 경제를 계속 떠받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소수의 대기업으로 제조업이 유지될 것인가’, ‘기업의 협업을 통한 제조업의 역량 강화’, ‘제조업 홀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 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국 비약적 성장, 우리나라 제조업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위기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제조업계에서 이런저런 이유를 들고 있으나 일단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약진을 들 수 있으며, 그 외에도 전 세계적인 인건비 상승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제조업계는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공장자동화의 진화된 형태인 스마트공장이 제조업의 새로운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제조업계의 현황과 함께 앞으로 우리나라 제조업의 나아갈 바에 대해 삼성전자 성학경 전무는 “최근에 와서 마켓셰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 TV의 경우 시장규모 자체가 축소되고 있으며 스마트폰 시장규모 역시 성장 속도가 낮아지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경쟁력 상승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지난 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조업혁신 3.0컨퍼런스’에 발제자로 참가한 성 전무는 “제조현장은 항상 바쁘게 진행되는 현장이기 때문에 미래를 생각할 여력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5~6년 사이에 제조에 대해 굉장히 많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회사 차원을 넘어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과거 일본과 한국이 차지하고 있던 제조업 경쟁력을 최근에는 중국이 빠른 속도로 차지해 가고 있다. 이러한 성장이 가능했던 이유는 중국이 그동안 애플을 비롯한 여러 회사의 OEM을 도맡아 하면서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샤오미’ 등의 자체브랜드를 출시하면서 제품경쟁력과 제조경쟁력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었다.
성 전무가 우리나라 제조업 위기에 대해 제기한 또 한 가지의 이유는 바로 ‘원가경쟁’이다.
그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저가제품을 출시했을 때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 저가제품만의 시장이 형성되면서 저가브랜드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특히 최근 들어 중국이나 베트남의 인건비가 두 배 이상 뛰어 다른 지역에 생산공장을 설립을 알아보려고 하지만 전력 등의 인프라가 부족한 곳이 태반”이라며 선택의 폭이 크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음을 밝혔다.
이렇듯 어려운 상황에 대해 성 전무가 제기한 해결방안은 바로 ‘정보기술과 제조기술의 융합’으로 시스템과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콘텐츠 등의 표준화를 통해 기술을 갖고 전체를 혁신하는 것이다.
성 전무는 “자동화라고 해서 무조건 동일한 제품을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야 할 제품에 대해 적절한 자동화 컨셉을 적용해 상황에 따른 최적 생산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미국의 경우 GE같은 대기업이 산업인터넷을 만든 뒤 이를 중소기업까지 활용할 수 있게 해 제조에 대한 생태계를 형성했다”고 소개했다.
향후 제조업을 이끌 기술로 소재·자동화·ICT·스마트공장·3D 프린팅 등 다섯가지 요소를 선정한 성 전무는 “특히 3D 프린팅은 퍼스널 매뉴팩쳐링의 개념을 현실화 시켜 오래된 모델들에 대한 보충 또는 재고 관련 창고관리에 대한 중요한 기술로 사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공장에 대해서는 “효율성을 따지자면 자동화를 뒷전으로 미룰 수 없으며, 해외에 있는 공장을 관리하는 것을 비롯한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기술”이라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가동되는 스마트제조는 다양한 공장에서 초보적인 형태이지만 적용이 되고 있으며 불량이 발생하는 시점을 찾아서 수정이 가능한 정도의 기술이 실제로 적용됐다”고 밝혔다.
한편 제조업의 혁신과 관련해 대기업의 역할에 대해 성 전무는 “전자제품 내에서 각 중소기업의 제조품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피드백해주고 함께 코웍하는 것이 대기업의 역할”이라고 언급한 뒤 “중소기업은 중소기업 맞춤형 자동화 인프라를 통해 대기업과 협력해서 전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성 전무는 “제조업은 성장의 뿌리”라고 재차 강조한 뒤, “상호간에 연계해서 기술 베이스를 구성해 혁신하고 제조업 생태계를 구축해 제조업 혁신 3.0에 일조할 수 있는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강소제조업체, 플랫폼화가 관건
우리나라 제조업의 절대 다수는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제조업의 중흥을 위해서는 이들이 경쟁력을 강화해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필수적인 조건이다.
이에 지난 3일 개최된 제조업혁신 3.0 컨퍼런스에서 발제자로 나선 창조경제연구회 이민화 이사장은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강소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플랫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이사장은 이날 발표에서 “우리나라의 제조업은 세계 5위 안에 드는 수준이지만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로 정점을 찍은 뒤, 현재는 1.4%까지 낮아졌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이사장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제조업은 하드웨어의 소프트화가 진행되면서 개발시간의 단축은 물론 자본의 투입에 따른 문제도 점차 줄어들면서 제조업의 불황이 해소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제조업은 영원하지만 영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제조업의 형태가 변화해야 한다고 이 이사장은 언급했다.
“기술을 만드는 기술인 ‘메타기술’이 만들어지면서 제조업이 소프트해지고 있다”고 밝힌 이 이사장은 “이로 인해 과거에는 제조업에 많은 자본의 투입이 요구됐지만, 이제는 좀 더 간단하면서도 낮은 비용으로도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프론티어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이러한 프론티어들의 등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을 통해 시간과 공간, 더 나아가 인간을 확장하는 기술의 발달로 현실화된다. 아울러 하드웨어 역시 과거와 같은 형태가 아닌 현실세계의 정보를 수집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한 뒤 다시 현실세계에 최적화시키는 새로운 형태로 활용된다.
“한국의 중소제조업체는 정부에서 추진 중인 제조업 3.0의 배경을 최대한 활용해 새로운 혁신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한 이 이사장은 “앞으로 3D 프린팅, 개방형 플랫폼, 오픈소스, IoT·웨어러블 등 네 가지 요소가 제조업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 이사장의 전망에 의하면, 3D 프린팅의 도입을 통해 소량의 다양한 제품 생산이 가능해졌고 초기 시제품 생산에 따른 비용과 시간이 절감됐다. 아울러, 주문형 생산 방식도 가능해졌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3D 프린팅 시장에 대해 프린터로 접근할지, 아니면 프린팅이나 프린티드로 접근할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고 결정된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개방형 플랫폼은 혁신과 효율의 결합으로 간접비용을 절감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강소기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픈소스 생태계는 하드웨어 제작에 필요한 회로도 공개와 함께 회로기, 통신모듈, 센서 등 기반기술을 공유하면서 창업비용과 생산비용도 절감되면서 ‘1000만 메이커 생성’으로 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IoT·웨어러블은 기기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주도해준다.
강소기업의 플랫폼 전략에 대해 이 이사장은 체성분 분석기 시장의 일인자인 ‘인바디’가 틈새시장을 활용한 개방 플랫폼화의 좋은 예라고 설명한 뒤 “플랫폼은 결국 공통역량의 반복활용으로 핵심역량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소기업·강소기업은 자기사업을 플랫폼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내 사업의 핵심요소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이 이사장은 “결국 강소기업은 킬러 제품을 바탕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시장을 공유하고 플랫폼화하면서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이 이사장은 글로벌 플랫폼 전략으로 아시아는 창업정책을 킬러콘텐츠로 삼아 한국의 벤처경험 공유하고 열린 생태계를 지향하면서 참여국과의 상생협력을 주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