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일본의 장수기업 얀마는 1912년에 창업, 1933년 세계 최초로 소형 디젤 엔진의 실용화에 성공했다.
창업자 마고키치 야마오카의 뜻을 따라 농가를 편하게 해주고 싶다는 일념 아래 트랙터 등 농업 관련 제품으로 시작하여 해양(보트), 에너지 시스템, 건설 기계, 산업용 엔진 등을 만드는 회사다.
국내에서 찾기 힘든 장수기업에는 어떤 특별한 경영전략이 있을까?
얀마는 국내 기업들과의 거래에서도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보수적인 기업이다.
거래처를 바꾸는 것조차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마저도 오랜 검토과정을 거치는 것이 이 기업의 스타일이다.
이렇게 보수적인 기업이 마케팅에서만큼은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패션마케팅, 공동마케팅 등 가장 적절한 시기에 TPO에 맞는 전략으로 큰 효과를 누리고 있는 얀마는 새로운 모습으로 세상에 놀라움을 주겠다는 기획을 추진, 프리미엄 브랜드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농업 종사자의 고령화에 대비하고 농업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유명 디자이너들과 함께 우수한 디자인과 기능성을 가진 농업용 의상을 개발, 일반판매를 개시했다. 이 농업용 의상은 생산 현장의 몸의 움직임, 자세, 기능, 기존 옷의 불편함 제거, 농가에서 원하는 색상을 조사해 경량의 소재로 제작되었다. 대지를 매일 바라보며 일을 하는 사람으로부터 티타늄 브라운 컬러를 메인으로 하고 남자는 블랙, 여자는 핑크로 액센트를 줬다. 앞으로 농기계, 마린 웨어 등에도 이 컨셉트가 적용될 예정이다.
더욱 놀라운 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엔초페라리와 포르쉐의 디자이너 오쿠야마를 기용, 획기적인 기능에 디자인을 겸비한 차세대 트랙터를 고안해 낸 것이다. 마치 로봇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컨셉트 모델은 전후/상하/좌우로 경쟁 트랙터모델 중 최고의 시야각을 확보했고, 또한 혼자서 두 대를 조종할 수 있는 링크조종기능까지 갖췄다. 얀마는 앞으로 이 모델을 토대로 양산형 트랙터를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프리미엄 기업이미지 구축을 위한 얀마의 마케팅 전략은 이 뿐만이 아니다.
얀마는 아시아 및 전 세계에서의 인기와 인지도를 고려, 시장진출의 거점이 되고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12년 3년간의 후원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15년 올해에는 북미의 뉴욕 Red Bulls 축구팀과 최대규모의 마케팅 제휴를 발표했다. 해외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기업 인지도를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유럽 및 북미국가가 열광하는 스포츠 팀을 마케팅으로 선택했다는 사실 또한 눈에 띈다.
기업의 글로벌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좋은 제품 뿐만이 아니라 브랜드로서의 인식전달이라는 전략을 택한 얀마가, 일반적인 소비 제품군이 아니라는 편견과 함께 고루하고 경쟁력이 없을 것만 같은 산업용 엔진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명성을 이어나갈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