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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생(完生)’을 지향하는 ‘미생(未生)’
홍보영 기자|papersong@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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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생(完生)’을 지향하는 ‘미생(未生)’

[도전하는 청춘, 글로벌드림] 유로카이텍스엔지니어링 이지선

기사입력 2015-08-07 11: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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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생(完生)’을 지향하는 ‘미생(未生)’


[산업일보]
설마, 내게도 이런 일이… …

‘글로벌 무역인턴십’ 12기 동기들 사이에서 한창 유행하던 드라마가 있었다.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한 20부작 ‘미생’이 그것이었는데, 무역회사에 다니는 인턴들이 고군분투하며 성장하는 스토리를 담고 있었다.

그런데 ‘미생’ 1화에서 선하증권(B/L)을 고객에게 제때 전달해주지 못해 고초를 겪는 에피소드가 방송된 적이 있다. 나는 당시 그 드라마를 보면서 ‘진짜 저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하고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일이 내게 벌어지고 말았다. 물건을 눈앞에 두고도 못 찾는 상황 …

유로카이텍스엔지니어링에서 내가 책임지고 하던 일 중에 리모트 쉬핑(remote shipping) 건이 있었다. 한국의 한 고객사로부터 ‘선박 엔진부품 중 매우 중요한 부품이 손상됐으니 최대한 빨리 그걸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고 이 부품을 전달하는 일이었다. 상황이 워낙 급했기 때문에 그 엔진부품을 우리 회사로 가져오지 않고 메이커에서 고객사에게 직접 배송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엔진부품을 만드는 회사는 싱가포르에 있어서 나는 그 회사에 주문을 하면서 “우리 회사로 물건을 보내지 말고 곧바로 고객사에게 보내라. 다만 항공운송장(air waybill)은 내게 보내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싱가포르와 내가 있던 네덜란드는 시차가 7시간이나 나는 바람에 내가 출근할 때면 싱가포르 업체는 퇴근을 해서 서로 연락이 순조롭지 못했다.

싱가포르 업체로부터 아직 항공운송장을 전달받지 못한 상태에서 물건이 인천공항 보세구역에 도착하자 난리가 났다. 내가 아직 항공운송장을 고객사에 전달하지 못했기에 한국에서는 물건을 눈앞에 두고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심각해졌다. 한국 기업에서는 이 부품을 찾지 못해 밤늦도록 퇴근도 못하고 있었다. 한국 업체는 내게 항공운송장을 달라는 독촉 전화를 수차례 했지만, 싱가포르 역시 밤 시간대라 현지 업체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난관을 헤치니 교훈이 한가득 …
결국 나는 싱가포르 업체를 접촉하기보다 다른 방법을 쓰기로 하고 글로벌 운송업체인 DHL과의 연락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결국 ‘구글링’을 통해 싱가포르에 있는 모든 DHL을 찾아내 접촉하던 중 가까스로 싱가포르 어느 교외지역의 DHL 웨어하우스 직원과 연락이 닿을 수 있었다. 그 직원의 도움으로 그 직원의 상사에게 연락했고, 다시 그 상사의 도움으로 싱가포르 DHL 지부의 항공운송장 담당자의 부하 직원과 통화할 수 있었다.

‘이제는 됐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부하 직원은 “내 상사에게 정식으로 항공운송장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라”고 한가한 소리를 늘어놓았다. 화가 났다. 그래서 그 직원과 약간의 언쟁을 벌인 뒤 “전화 끊지 말고 항공운송장을 당장 우리 회사 메일로 보내라”라고 요청했다.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항공운송장을 한국 기업에게 보내주었고, 한국 업체는 그 부품을 인천공항에서 겨우 찾을 수 있었다.

당시 사장님께서 출장 중이셨고 또 자신이 담당하는 회사는 모두 자신의 책임 하에 관리했기 때문에 ‘한가득’ 책임감을 느끼며 4시간가량 항공운송장을 찾는 데 온 힘을 쏟았던 것이다.

그 일이 있고나서부터는 웬만한 일에는 긴장하지 않고 처리할 수 있는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고, 항공운송장이든 선하증권이든 관련 서류는 최대한 미리 받아놓아야 한다는 점, 거래처와의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는 팁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시차가 많이 나는 나라와 거래할 때는 각별히 시간에 더 유의하고 내가 더욱 발 빠르게 접촉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

‘무역초짜’의 선행학습 …
돌이켜보면, ‘무역 초짜’인 내가 해외에 있는 기업에 출근해 현지에서 직접 일을 했다는 사실이 조금은 자랑스럽다. ‘글무’를 염두에 두고 꾸준히 외국어 공부를 하기는 했지만, 내 전공이 법학이라 무역업무를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무’에 도전하고자 마음을 먹은 다음부터는 나름대로 독하게 공부 했다는 생각도 든다. 인턴십 교육기간 중 필수로 이수해야 했던 온라인 강의를 미리 공부하는 등 ‘선행학습’에 힘을 쏟았다. 온라인 강의이다 보니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고 물어볼 만한 곳도 마땅히 없어 많이 힘들었지만, 혼자 따로 내용을 찾아보고 보충하면서 강의내용을 하나하나 이해해 나갔다. 이 결과, 내 자랑 같지만 국내교육 시작 첫 날 쳤던 시험에서 3등을 하는 영광(!)을 안았다.

국내교육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내가 갈 곳이 네덜란드로 정해진 뒤에는 출국 준비에 매달렸다.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노동허가서와 거주허가를 받기가 꽤나 까다롭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출국 전에 사장님께서 요구하신 서류를 미리미리 준비했다. 보통 노동허가서는 신청 후 3개월 안에 발급 혹은 거절이 결정되기 때문에 노동허가서가 발급되기 전까지는 출근을 할 수 없다.

나 역시 2014년 9월 초 네덜란드 땅을 밟았지만 노동허가서를 기다려야 해서 곧바로 출근할 수 없었다. 그 뒤 다행히 노동허가서가 나와 9월 말부터는 유로카이텍스엔지니어링에 나갈 수 있었다. 합법적으로 노동허가서를 받고 또 시스템이 잘 갖춰진 회사에서 일하면서 자부심이 커졌고, 그만큼 당당하게 인턴생활을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실무감각 익히기에는 ‘OJT’가 최고 …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내가 유로카이텍스에서 한 일은 한국 기업으로부터 인콰이어리가 들어오면 해당 제품을 취급하는 외국 업체에 이를 의뢰해 견적을 받아 다시 우리 회사만의 견적서를 만든 뒤 한국 기업에 보내 오더로 연결 시키는 일이었다. 이 과정을 통해 무역 전반의 프로세스를 실질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직접 해결해야 했기에 책임감과 자신감을 쌓을 수 있었다. 또한 외국 기업과 꾸준히 접촉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비즈니스 영어 실력이 늘고 있음을 실감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비즈니스에 유용한 자료가 따로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 OJT(On the Job Training) 교육을 받는 한편, 사장님으로부터 비즈니스에 유용한 지식과 노하우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다닌 회사는 선박 부품을 중계하는 무역회사여서 선박 부품에 대한 지식은 물론 무역 전반의 프로세스를 직접 듣고 배웠다.

실제로 직접 무역업무를 하면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무역을 아는 데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고 무역의 흐름을 꿰뚫을 수 있었다.

‘로테르담 국제영화제’는 내 자신에게 준 선물 …
앞으로도 많은 후배님들이 ‘글무’에 참가하기를 희망할 것이다. 내 경우에 국한해서 말해보면, ‘글무’는 굉장한 행운이었고,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넓은 시야를 갖추게 된 것은 물론, 수많은 동기들, 선배님들과의 인적 네트워크까지 덤으로 얻었다. 1개월의 국내교육과 약 6개월의 해외인턴 생활을 합친 7개월의 시간은 두 번 다시 경험하지 못 할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여러 후배님들에게도 나와 같은 행운이 깃들기를 바랄 뿐이다. 한 가지 말해두자면, 비록 그 기업에서 인턴이라는 입장에 있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이 맡은 일은 자신이 끝까지 관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주기를 바란다.

또한 비즈니스 영어를 확실히 익혀서 업무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꾸준히 자기 계발에 힘써주었으면 한다.

그렇게 해서 일에 매진하다보면 나머지 시간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도 즐길 만한 여유가 생기는데, 내 경우에는 인턴생활이 거의 끝나갈 무렵 ‘유럽의 선댄스영화제’로 불리는 ‘제44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IFFR)’를 지켜보는 행운이 따랐다.

로테르담 시민은 물론, 네덜란드 사람이라면 매년 1월 말에서 2월 초까지 열리는 ‘로테르담 국제영화제’를 매우 자랑스러워할 뿐더러 개
최시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나 역시 독특한 문화와 사고방식을 담은 각국의 영화를 감상하면서 마음껏 간접체험을 했고,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작품성을 추구하는 내실 있는 영화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이 영화제에서 우리나라의 장진, 김기덕 감독 등의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인기작뿐만 비록 개봉한지는 오래 됐어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들이 상영됐고, 이들 영화에 한국 감독의 작품이 포함돼 자부심을 느꼈다. 그러면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한국 영화가 많이 출품 돼 전 세계 사람들의 호평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품어보았다.

<자료제공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

산업1부 홍보영 기자입니다. 국내외 무역과 로봇, IoT, 기계·금형산업에 대한 참 소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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