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현대사회를 특징짓는 핵심 키워드를 꼽는다면 ‘소비’가 될 것이다. 현대 제조업은 마케팅과 긴밀한 상관속에서 전에 없이 탄력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제조 산업과 마케팅 위에 군림하는 신은 ‘소비자의 욕구’다. 다양해진 소비자의 성향에 따라 대량생산을 넘어서 맞춤형 소량생산에 이르기까지 세분화된 패턴으로 상품을 쏟아내고, 마케팅은 상품을 더 매력 있게 이미지 메이킹한다.
다변화되고 있는 소비사회에서 마케팅은 효과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나아가 새로운 소비 흐름을 주도할 수도 있다. DMC미디어에서 발표한 ‘Keyword로 살펴본 2015 소비자 트렌드 보고서’에서는 마케터들에게 마케팅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는 소비자 신조어를 소개한다.
스마슈머(Smart Consumer)
마케팅 전략은 날로 더 교묘하게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친다. 하지만 소비자들 역시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제품의 원재료, 효능, 가격과 실용성 등을 모두 꼼꼼하게 따진 뒤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는 똑똑한 소비자, ‘스마슈머’가 많아졌다. 스마슈머는 스마트(Smart)와 컨슈머(Consumer)를 합성한 단어의 줄임말이다.
이런 트렌드는 웰빙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식품·외식업계를 비롯해 교육, 모바일 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어지고 있다.
출시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즉석밥’이 대표적인 예다. 햇반은 초기에 ‘비상식’의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갔지만, 먹을거리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자 슈퍼곡물을 활용한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군을 출시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CLO(Card Linked Offer)’도 스마슈머를 타겟으로 한다.
스마슈머들은 제품 구매 후, 블로그나 SNS에 제품 후기를 공유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는 이차적인 파급효과를 내 기업들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핫딜노마드족(Hotdeal Nomad)
최근 유행한 마케팅 기법 중 ‘핫딜’이 있다. 핫딜은 온라인 모바일 쇼핑업체에서 특정 시간대에만 할인 이벤트를 펼치는 것을 말한다. 이런 핫딜 정보를 수집하고 가격비교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쇼핑하는 사람들을 ‘핫딜노마드족’이라고 한다.
이들은 더 저렴한 상품이 나오는 쪽으로 옮겨다니며 쇼핑하기 때문에 쇼핑업체들은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오픈마켓 11번가는 매일 오전 9시부터 24시간만 판매하는 ‘오늘 하루딜’ 상품을 선보였고, G마켓은 오전 10시마다 상품 담당자가 선정한 상품을 온라인 최저가에 판매하는 ‘슈퍼딜’을 실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자연히 핫딜검색 서비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국내외 모든 핫딜 상품을 비교 검색할 수 있도록 한 ‘쿠차’나 ‘쇼핑핫딜’이 그 예다.
포미족(For Me)
포미족은 현대사회의 가치를 가장 잘 드러내는 신조어이기도 하다. 포미(For Me)는 건강(For health), 싱글족(One), 여가(Recreation), 편의(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의 첫 자로 만든 신조어다. 이름처럼 건강, 여가생활, 자기개발 등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소비 형태를 말한다.
이런 포미족을 겨냥한 제품 중에는 고급 디저트 브랜드나 고가의 커피 제품 등이 있다.
어번그래니(Urban Granny)
어번그래니는 도시를 나타내는 ‘Urban’과 할머니를 의미하는 ‘Granny’의 합성어다. 이들은 가정과 자녀의 족쇄를 벗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는 세련된 50~60대 여성을 가르킨다. 어번그래니는 자신의 외모, 건강, 취미활동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쇼핑업계에서 ‘큰 손’으로 통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주중에 집중적으로 쇼핑하는 중노년 여성 고객층을 겨냥한 행사를 진행, 주말에 진행한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고 한다.
증거중독(Now, Show me the evidence)
증거중독은 인터넷과 모바일, SNS가 발달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증거중독형 소비자들은 제품의 성능을 직접 확인한 후 구매 결정을 내린다.
업체들도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증거를 제시하는 것을 마케팅 기법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매일유업은 식품안전에 민감한 주부나 임산부 소비자를 대상으로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 외식업계에서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신뢰를 얻기 위해 ‘오픈키친’의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햄릿증후군(Can't make up my mind)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증후군은 우유부단함을 나타내는 그의 명대사처럼 정보과잉 시대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현대인들을 표현한 것이다.
결정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소비자의 취향, 성격, 연령 등을 분석해 최적의 상품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 서비스는 상품 추천을 넘어서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다양한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로 확장되고 있다.
매일 아침 9시에 다양한 테마상품을 추천해주는 G마켓의 ‘G9’과 오전 11시, 오후 11시마다 소비자 취향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는 11번가 ‘쇼핑딜 11시’, 개인에게 필요한 뉴스만 제공하는 애플의 뉴스 앱 등이 출시됐다. 소비자에게 최적화돼 노출되는 ‘캐시슬라이드’와 같은 광고도 한 예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
공유경제는 현대판 ‘아나바다’ 소비를 말한다. 현대사회에서는 IT와 SNS의 활성화로 시공간을 초월해 더욱 다양한 재화와 지식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해외에서는 이미 자신의 빈집이나 방을 타인에게 제공하도록 도와주는 숙소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가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자동차를 공유하는 ‘우버(Uber)’, 시간제로 차를 빌려 쓸 수 있는 ‘집카’ 등이 있다.
집, 책, 자동차 등 다양한 재화는 물론, 재능과 지적재산을 공유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취업 준비생과 대학생을 위해 온라인에서 직업별, 업종별로 원하는 멘토를 찾아 상담을 할 수 있는 소셜 멘토링 ‘잇다’, 삶의 경험을 공유하는 플랫폼 ‘위즈돔’ 등이 대표적 사례다.
한편, ‘Keyword로 살펴본 2015 소비자 트렌드’ 보고서는 DMC미디어에서 작성했고, 디지에코에서 공동 배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