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연비절감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수요는 2003년부터 5년 단위로 2배 이상 성장을 거듭하며 눈의 띄는 발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산업은 아직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장조사기관 Freedonia에 따르면, 미국 내 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차 수요는 2013년 99만7천 대에서 2018년 310만 대로 26%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급격한 성장세에는 원유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 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차 업체의 가격인하 노력 등이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인센티브 정책도 상승세를 견인하는데, 특히 캘리포니아, 조지아 주에서 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차에 대해 폭넓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Mild 하이브리드카가 Full 하이브리드카 추월할 전망
Freedonia은 2013년 기준 가장 큰 점유율을 보이는 제품군은 Full 하이브리드카지만, 2018년에는 Mild 하이브리드카의 성장세가 Full 하이브리드카의 성장세를 추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Mild 하이브리드카 수요는 2018년까지 34% 증가한 180만 대에 달해 Full 하이브리드카를 제치고 가장 큰 제품군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Full 하이브리드카 수요는 2018년까지 98만3천대에 이르러 두 번째 큰 제품군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나 ICE(Interanl Combustion Engine), 또는 둘의 조합만으로 구동되는 Full 하이브리드카는 전통적인 차량 대비 30~50%의 연료 절감 효과를 나타낸다. 이런 장점을 등에 업고 2008년의 31만7천대에 비해 2013년 48만9천대의 수요를 기록하며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Full 하이브리드카의 성장세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전통적인 차량에 비해 높은 가격이 꼽힌다. 특히 Mild 하이브리드카와의 가격 경쟁에서 점차 뒤처지고 있다.
하지만, Full 하이브리드카가 지속적으로 생산되면서 점차 규모의 경제효과가 나타나고, 관련 기술이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향후 가격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Mild 하이브리드카는 Full 하이브리드카에 적용되는 기술을 대부분 적용하지만 자체적으로 차량을 구동시킬 수 있는 독립적인 전기모터를 포함하지는 않는 차량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차량에 비해 약 5~10%의 연료 절감효과가 있고, 주로 Start-stop 시스템을 통해 차량이 멈추면 자동으로 엔진을 끄고 브레이크가 풀리면 다시 자동으로 엔진이 구동되도록 하고 있다.
2013년 Mild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수요는 41만3천대로, 2008년의 3천대에 비해 매우 큰 폭으로 증가했다. Full 하이브리드카에 비해 가격적인 장점이 있으나, 엔진 절감 효과가 그리 크지 않고, 혹독한 기후여건 하에서는 Start-stop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2013년 Plug-in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수요는 4만8천대로 추산된다. Plug-in 하이브리드카는 기본적으로 Full 하이브리드카와 동일하나 더 대용량의 배터리를 사용하고, 전선에 연결해 배터리를 충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Plug-in 하이브리드카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제품군에 비해 성능이 뛰어나고,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를 주로 사용해 단거리에서는 ICE 구동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또한 장거리 이동 시 전기차 충전소의 부재를 염려할 필요가 없으며, 정부의 각종 인센티브 정책도 Plug-in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수요를 촉진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Plug-in 하이브리드카는 높은 차량 가격, 전선에 연결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번거로움과 1천달러에서 2천달러 선에 이르는 고가의 충전장비 등이 수요 증가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3년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4만7천대로 추산돼 2008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ICE 없이 배터리만으로 구동되는 전기차는 주로 리튬이온 배터리가 많이 사용되나,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이 1kWh당 100달러에서 300달러에 달해 160㎞ 이내만 주행이 가능한 차량이 주로 생산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BMW, Toyota, Volkswagen 등 선두 그룹이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Nissan, Tesla Motors, Apple, Google, Local Motors 등 후발주자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차 시장 걸음마 단계
한국 정부도 2015년 8만5천700대, 2020년 104만6천대의 전기차 보급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나아가 글로벌 그린카 4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그린카 양산 로드맵을 수립하고 준중형 전기차 개발사업자로 현대자동차 컨소시엄을 선정하기도 했다.
산업연구원은 “현대, 르노 삼성 등에 의해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가 각각 2012년, 2014년부터 양산되기 시작했으나 아직까지 미국에 비해서는 수요량,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고속 전기자동차의 경우 2천만 원 한도, 시속 60㎞ 이하의 저속 전기자동차의 경우 800만 원 한도 내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고 서울, 제주, 영광을 우선 보급도시로 선정, 2020년까지 135만 개의 전기충전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기차 충전시설이 전기차에 대한 수요증가를 견인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며, Telsa Motors 모델 도입이 실패로 끝나는 등 국내 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차 시장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
KOTRA 시카고 무역관은 “한국은 대기업 위주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어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기술혁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부품업계 역시 대기업에 대한 중소기업의 납품 구조가 주를 이루고 있어 기술개발에 대한 동기 부여가 저하되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