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가 IoT, 자율주행자동차, 각종 스마트 기기의 확대 등으로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결코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Gartner에 따르면, 2014년 전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약 3천4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그중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모바일 AP가 포함된 ASSP, ASIC 등 특정 용도형 반도체 비중이 3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성장은 반도체가 장착되는 애플리케이션, 즉 ICT 제품의 변화에 기인한다. 기존 ICT 제품들의 고사양화와 새로운 ICT 제품의 출현은 시스템 반도체 시장 확대에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LG경제연구원의 진석용 책임연구원은 자율주행자동차 관련 제품, 전기차/하이브리드 자동차용 파워트레인 관련 제품이 신규 애플리케이션으로써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artner는 ADAS 관련 분야가 2020년까지 연 70% 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다 먼 미래에는 자율주행자동차나 현재 사용되는 드론보다 더 완성도가 높은 UGV(Unmanned Ground Vehicle), UAV(Unmanned Aerial Vehicle) 등의 로봇이 신규 애플리케이션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진 연구원은 이러한 신규 애플리케이션의 개발과 생산을 뒷받침하는 제조용 자동화 기기나 산업용 로봇 분야도 각종 산업용 시스템 반도체의 성장 기반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봇의 3대 구성요소인 감지(Sensing), 처리(Processing), 동작(Effector)의 대부분은 IoT의 기능과 겹치며, 모두 시스템 반도체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로봇뿐만 아니라, 각종 산업군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는 IoT 관련 기기는 소리, 온도, 움직임 등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제어하는 센서를 탑재해야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시스템 반도체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진 연구원은 “시스템 반도체는 최종 제품의 성능을 직접 좌우할 수 있는 주요 부품이라는 점에서 정부차원에서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지원과 기업들의 활발한 확장 움직임에 비해 한국 기업들의 반응이 다소 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날로그 반도체나 센서 등의 시장은 제품별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서 대기업에게는 매력이 없고, 오랜 역량의 축적과 SW와의 연계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중소기업의 진입이 쉽지 않다”며 “후발 주자인 국내 기업의 경우,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보다는 시장이 성숙되지 않은 IoT 분야나 기술변화 주기가 짧은 사업에서 초기 진출을 노리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오랜 경험과 지식 축적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자체 개발을 고집하기보다는 선두 기업들과의 M&A를 통해 기술과 거래선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