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세계적인 음료 업체 펩시와 코카콜라 사에서 친환경 포장재 음료 컵을 개발해 화제가 됐었다. 생분해성 원료, 재활용 원료, 바이오기반 원료를 사용한 컵을 선보여 친환경 의지를 내비친 것. 이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친환경 포장산업의 단면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Transparency Market Research사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유럽의 친환경 포장시장은 413억 달러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인도와 중국 등이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교육과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성숙도를 보이는 친환경 포장산업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크게 발전하고 있다. Transparency Market Research사는 탄소배출에 대한 경계심 확산,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제고 등을 주된 원인으로 추측했다.
특히, 사람들의 생활과 떨어뜨려놓을 수 없는 플라스틱의 환경오염 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이를 대체할 생분해플라스틱(bio-degradable plastic)이 주목받고 있다.
플라스틱은 자연 상태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는데다가, 분해가 된다 하더라도 수백 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생분해성플라스틱은 흙이나 물속에 있는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며, 소각 시에도 비 분해플라스틱에 비해 탄소발생량이 현저히 적다.
국내 재활용 시장 규모는 5조원을 넘는데, 이중 재생 가능한 재활용품 플라스틱은 연간 2조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런 플라스틱은 모두 생분해플라스틱으로 대체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생분해성플라스틱은 약 2조원의 시장을 눈앞에 두고도 활기를 띠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높은 제조원가와 시중가격, 소극적인 정부정책, 소비자 의식 부족 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14년 3월 제1차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는 한국 경제의 암덩어리”라고 발언한 것을 시작으로, 환경부는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놨다.
친환경 포장산업이 발달한 네덜란드의 경우, 정부차원에서 지속가능한 재활용 포장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네덜란드 정부와 포장산업 관계자들이 2017년까지 플라스틱 봉지 PVC 포장재 등의 사용을 감소하고, 친환경 포장재 비율을 45%까지 끌어올리기로 합의했다.
국내 관련 업계 관계자는 “한국도 정부차원에서 생분해성플라스틱을 비롯한 친환경 포장재 개발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친다면,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기지개를 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포장산업 발전이 정책적 조치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은 다른 국가의 경우를 봐도 알 수 있다. 일본은 공공기관 그린상품 구매추천제도가 도입되고 녹색구매네트워크가 조직화된 1995년 이후 에코마크 인증제품수가 크게 늘었다. 대만도 1998년 국가조달법상 친환경구매조항이 반영되면서 그린마크 인증제품 수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현재 국내 분리수거 체계도 생분해성플라스틱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한국포장기계협회 홍순우 부장은 “생분해성플라스틱은 일반 재활용과 섞이면 안 되는데, 현재 한국의 재활용 체계는 이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네덜란드에서는 생분해성쓰레기를 수거하는 녹색 쓰레기통과 비분해성 물질을 수거하는 회색 쓰레기통을 구분하고 있다.
한국도 친환경 포장산업 육성을 위해 분리수거 체계가 개편, 친환경 포장산업 확산을 유도하는 정부 정책 마련, 정부와 시장의 유기적인 협조체계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