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로 깊은 기술을 연구하고, 남이 흉내 낼 수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전망 있다고 강조하는 조장희 이학박사는 “이제 대학의 의미가 없어진다”고 했다. 대학을 졸업하면 쓸모 있는 사람이 돼야 하는데, 필요치 않은 인재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대학을 향한 투자해야 한다는 말도 역시 ‘묻지마 연구’와 같은 맥락이었다.
대학은 ‘연구’와 ‘산업 현장’ 두 마리 토끼 다 잡아라
“미국에서 제일 큰 주 캘리포니아에는 대학의 약 10개 정도의 연구 중심 대학이 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과학 기술 논문이 프랑스보다 더 많아요. 교육 중심 대학은 35개입니다. 대표적으로 캘리포니아 스테이트 유니버시티(California State University)는 연구하지 않고 가르치는 대학인데, 현대의 복잡한 사회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구를 선도하고 나라를 리드해 갈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교와 현장 중심으로 가르치는 대학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원금도 다르며, 여기서 나오는 지원금으로 산업화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조 이학박사는 지난 ➁호에서도 대학은 나라의 두뇌라며, 대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상에서 못하는 연구를 하는 곳이 대학’이지만, 이번 ➂호에서는 이것뿐만 아니라 바로 산업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해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다른 메커니즘 지닌 사람의 ‘두뇌’와 ‘인공지능’
그와 대학의 ‘묻지마 연구’에 관한 질문과 답변이 오가다 다시 처음 그를 만나고자 했던 뇌과학과 AI의 연관성이 생각났다. 그는 지난 ➀호에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과 뇌가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조 이학박사의 AI관이 궁금해 기자가 “AI 많이 보셨느냐?”고 질문해 화제를 전환하자 그는 모든 것이 AI라고 답했다. “전부 AI이죠. 심지어 문을 여닫는 것까지도 모두 AI에요. 사람의 뇌를 모방해서 AI를 만들었다는 것은 잘못된 이해에요. 이것은 거짓말입니다. 자동화하는 것이 AI이죠. ‘뇌가 그럴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일 뿐입니다. 자동화는 학습화하는 것입니다. 기계가 배워서요? 아니요. 컴퓨터가 있으니까요”
조 이학박사는 컴퓨터에 9개의 똑같이 반복해서 나오는 사례가 있다면, 공학자는 컴퓨터가 왜 그런지 분석하는 것을 컴퓨터나 사람의 뇌도 그럴 것이라고 가정했다. 그러나 사람의 두뇌는 이것과 메커니즘(Mechanism)이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인간의 뇌는 AI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AI는 공학자들이 컴퓨터를 이용해서 사람의 뇌가 그럴 것이라고 가정한 것입니다. 뇌는 훨씬 더 복잡합니다. 우리가 왜 말을 하는지도 아직 파악이 다 안 되는 정도입니다. 한번 보시겠어요?”
조 이학박사는 다음과 같은 자신의 집무실 제일 앞 벽에 있는 TV 화면에 말하는 뇌 구조의 PPT를 띄워 이를 가리키며 여기 있는 것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연구원도 잘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복잡하다는 것이다.
“지금도 제가 얘기하면서 귀로 듣고 소화해서 다시 얘기하는 등 입출력이 한 번에 되는데 이것이 사람의 뇌 속에서는 한 번에 돌아갈 수 있어요. 그러나 컴퓨터는 이렇게 못하죠. AI가 이런 거예요. 사실 지금 보여준 말하는 뇌의 화면도 우리가 가정한 것이지 정말로 저런지는 몰라요. 아직은 우리가 많이 상상하는 것이지. 컴퓨터는 저렇게 못 해요. 흉내 낼 뿐이죠. 자동화한 것으로 쉽게 인간의 뇌처럼 작동될 것으로 생각하는 거죠”
▶ 관련 기사 다음 ➃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