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4시 7분, 햇살이 하늘을 가득 채울 때, 서울특별시 구로구 구로2동에 있는 중앙유통단지를 찾았다. 도매가 많이 유통되는 곳이어서일까. 4시 12분까지 5분 정도의 시간에 족히 30대가 넘는 차가 오갔다.
중앙유통단지 정문 쪽의 주차장이 거의 찼지만, 이 5분의 시간 동안 본 사람은 5명에서 6명 안팎이었다. 중앙유통단지 네트워크, 컴퓨터 케이블, AV 케이블, 젠더(케이블의 접속규격을 변환해 주는 연결장치, 출처=쇼핑용어사전), 공구 등 간판 앞에 컴퓨터, 전기, 전자 통신 부품 할인점이라고 적혀있는 Coms마트에 들어가자, 두 개의 책상에서 세 명의 직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일하고 있었다. 각자의 자리가 정해져 있는 듯 자리 정돈이 돼 있고, 분업도 잘 돼 보였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것들은 컴퓨터 어댑터나 휴대전화기 거치대 등 정보통신 관련 제품. 얼핏 보기에도 일상에서 필요한 것이 꽤 있었다. 대표를 찾자 문을 열면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자리한 정우신 Coms마트 과장이 “대표는 아이템 수출 관련 활동으로 거의 외부에 있다”고 답했다.
불황 속 활발한 영업의 비결 ‘1만 가지의 다양하고 많은 아이템 보유’
겉보기에는 차량만 지나가고, 사람 왕래가 없을 것 같았지만, 2층으로 구성된 Coms마트 점포 안에서는 5분도 채 안 됐는데, 세 명 정도의 사람이 오갔다. 요즘처럼 컴퓨터 등의 기기발달로 스마트해지는 시대에 필요한 정보통신 관련한 제품이어서일까. 장사가 꽤 잘 돼 보였다.
“2월부터 3월까지는 학기 초여서 성수기입니다. 각종 문구점에 우리의 물건을 납품합니다. 4월이나 여름휴가 때가 비수기죠”
Coms마트는 (주)라이트컴이 구로매장에 낸 컴퓨터, 전기, 전자 통신 부품 할인점으로 이 분야에서 25년가량, 중앙유통단지에서는 8~9년 정도 자리를 지켰다. 주요 거래처는 대형쇼핑몰, 문구점 등이다. 정 과장은 “우리 회사는 자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30%는 자체생산 물건을 들여온다”고 했다.
기자가 “도매가 소매보다 매출이 높으냐?”고 묻자 정 과장은 “소매도 꽤 있지만, 도매가 더 많다. 특히 중소기업이 많이 분포된 가산디지털단지에서 구매율이 높은데, 우리는 1만 가지의 아이템이 있기에 대체로 고객이 많이 찾는 편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다른 데는 불황이라는데 여기는 장사가 잘 되는 편인지를 질문하자, 정 과장이 “우리는 불황을 못 느낀다. 도매를 더 많이 찾지만, 소매도 꽤 되는 편이다”라고 답했다. 1만 가지의 다양하고 많은 아이템을 보유한 것이 그 비결이었다. 정 과장의 말에 의하면 여기에서 판매하는 것이 컴퓨터 연결 잭이나 USB 등 정보통신 분야만이 아니었다.
안마기, 헤드폰 등의 물건을 구경하다 진열 벽면에 걸쳐 있는 스마트폰 거치대를 눈여겨보며 가격을 묻자, 정 과장은 곧 컴퓨터로 관련 제품을 검색하면서 가격을 말해주고는 “그 제품은 효용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기자가 “휴대전화기 덮개를 씌우고 다니는데 가볍고 휴대가 가능한 거치대가 필요하다. 있느냐?”고 묻자 정 과장이 곧 컴퓨터로 검색해서 가격과 종류별로 장점을 소개해줬다.
기자가 컴퓨터 화면을 직접 보고 한 가지를 고르며, 이것으로 하겠다고 하니 “현재는 재고가 없다”면서 바로 전산에서 제품 3개를 예약했다. Coms마트의 전산망을 보며, “회사 홈페이지도 있냐?”고 묻자, 정 과장은 “있다”고 답했다. 정 과장의 말에 의하면 중앙유통단지 내 점포 등의 곳에서는 자신의 점포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었다.
구매자와 유통업자, 수입원의 견해차
각 점포의 물건을 거리와 상관없이 가격과 제품 정보만 자신의 필요에 맞으면 구매는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정 과장은 불쑥 “앞으로 2만 가지 이상으로 아이템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사에 상당한 자부심이 있어 보였다.
“일선에서 활동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냐”고 묻자 문 열면 바로 보이는 계산대에 앉아 있던 이상무 Coms마트 차장과 정 과장이 성수기임을 증명하듯 동시에 “없다”고 답했다. 다시 “필요한 점은 없냐”고 질문하자 이상무 차장은 이제 생각났다는 듯 “수입원만 배부르고 유통은 마진을 많이 못 본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최저 단가를 보장해주는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500원, 100원 단위로 수입원이 가격을 낮추면 전체적으로 마땅히 받아야 할 이윤이 남지 않아 유통업체 모두에게 손해라고 말했다.
가격 적정선을 지켜줘야 소매상, 도매상뿐만 아니라 나라 경제가 살아날 것인데 가격을 낮추기만 하는 것은 좋은 해결책이 아니라는 말이다. 구매자로서는 싸고 좋은 물건을 구하는 것이 좋지만, 적절한 가격이 서로에게 선순환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현장의 소리가 왜 중요한지를 되새기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