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뿌리산업의 스마트화(化)를 통해 제조업 부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 정부와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스마트공장 추진단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관련 예산이나 정책도 구체화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 협조아래 스마트공장 우수사례 기업을 소개한다. 또 한번의 한국 제조업 중흥을 기대해 본다.
자동차 부품용 주물 소재를 생산하고 있는 대광주철은 뿌리기업 전산화‧첨단화를 완성하기 위해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하며 실시간 공정 모니터링이 가능한 MES/POP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로 인해 (주)대광주철은 생산 현장의 정보를 실시간 제공함은 물론, 신속한 정보 공유로 부서별 업무의 진행 현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정확한 업무 처리 및 표준 업무 프로세스를 재정립해 전반적인 관리 체계의 개선을 이뤄냈다. 특히 데이터 도입 및 서류 작업 등 작업자의 편의를 높였으며, 불량률 감소와 납기일 준수를 비롯해 생산 공정 전반의 관리 프로세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었다.
충청남도 보은군에 위치한 대광주철은 용해와 사처리, 합금, 조형, 연마 등의 공정을 통해 가을비가 내린 쌀쌀한 날이었음에도, 들어서는 입구부터 후끈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현장의 열기만큼이나 열정적으로 기업을 이끌고 있다는 첫인상을 전하는 최재석 대표는 “뿌리기업 전산화‧첨단화 지원 및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에 참여하며 또 한 번의 전사적인 혁신을 진행했습니다”라며 “위기는 혁신의 기회이며, 성장의 계기”라고 강조했다.
1992년 ‘시흥철강’이란 사명으로 설립된 대광주철은, 1997년 말에 찾아온 IMF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휘청거렸다. 하지만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정부 발주 사업에 뛰어들면서 도로 공사에 사용되는 맨홀 뚜껑을 생산, 재기와 더불어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금융 대란은 대광주철에 또 한번의 위협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당시에도 자체 기술연구소를 통해 연구 개발을 멈추지 않았으며, 그 결과 2010년을 제2의 도약기로 선포하고 생산 라인의 자동화를 이뤄내며 업계와 고객사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운영하던 기술연구소는 2012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로부터 정식 인증을 획득하며 현재까지 꾸준한 연구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한국산업규격 표시인증을 비롯해 품질경영시스템인증, 기술혁신 중소기업 선정, 유망 중소기업 지정으로 이어졌으며, 4건의 특허와 2건의 실용신안 등록이란 성과를 가져왔다.
“2010년선포한‘제2의도약기’의중점추진사항이‘관리력향상을 통한 내부 역량 강화’였습니다. 2015년의 스마트공장 사업 참여해MES/POP 시스템을 구축한 것 역시 그 연장선으로볼수있는 중요한 변화였습니다”
‘스마트공장은 구축 과정도 중요하지만 적응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최재석 대표는 스마트공장의 성공적인 도입‧활용을 위해선 무엇보다 ‘꾸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거듭 말한다.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며 작업 지시와 생산 일보의 전산화로 인한 작업 효율화를 이뤄냈습니다. 또한 작업 일보 작성과 같은 부가적인 업무를 없애 관리자와 현장 근무자 모두의 부담을 덜 수 있었죠. 체계적인 설비 관리에도 큰 힘이 됐습니다. 생산 정보의 체계적인 집계와 관리, 생산 현황과 실적의 자동 관리 역시 주목할 만한 변화입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성과를 보여줬으며, 또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추진 사업은 때로는 기업의 한계를 넘어서는 의미심장한 기회가 될 지 모릅니다. 다만, 시스템의 완성도 못지않게 안정화 작업이 매우 중요하기에 직원 교육은 정기적으로 꾸준히 진행돼야 합니다. 활용성을 높여야 우수한 시스템을 사장시키지 않고 기업 성장의 발판으로 확립할 수 있으니까요”
2012년 이후 매출이 정체돼 있던 대광주철은, 스마트공장 사업에 전력을 다했다. 스마트공장은 혁신이었으며,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바꿔줄 의미 있는 터닝 포인트라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하기 전 대광주철은 모든 생산품에 있어 작업자의 경험과 육안으로만 관리가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와의 원활하지 않은 의사소통으로 쇠를 녹일 때 황과 구리 등 주요 주조 성분의 구성비가 기준에 어긋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 외에도 관리 시스템의 부재로 나타나는 문제점들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였다.
“생산 현장은 수작업에 의한 데이터 관리가 이뤄지고 있어, 체계적인 데이터 조회가 어려웠으며 오기나 누락에 의한 데이터의 불명확성, 제품도면 및 제조 스펙 등의 관리 부실 등이 지적돼 왔습니다. 데이터의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절실한 상황이었죠. 특히 실시간 조회가 불가능해 중복 생산이 빚어지는 등 여러 문제점이 가시화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마트공장 사업을 알게 된 대광주철은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특히 우리 기업은 뿌리기업 자동화‧첨단화 지원 사업으로 공장 자동화에 첫 발을 내디딘 상태였기에,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하며 관리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은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습니다”라며 스마트공장 사업의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정확한 데이터 집계 및 관리 프로세스의 표준화, 나아가 현장 작업자의 편의를 먼저 생각한 대광주철의MES/POP 시스템은 우선, 생산 공정 관리 전용 서버를 구축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이후 사무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PC의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클라이언트 시스템을 운영하도록 구현했으며, 생산 현장에는 해당 공정에 터치스크린 기능이 부여된 키오스크 단말기를 운용해 현장 작업자의 활용도를 높였다. 전체 네트워크가 안정적으로 구동되기 위한 방법으로 사무실 내에 서버를 두고 생산 현장에는 별도의 허브를 설치했으며, 작업자 단말기 및 정보 취합용 장비는 유선으로 연계해 구성했다. 뿐만 아니라 기준 정보 관리와 생산 오더 관리, 공정 관리, 품질 관리, 설비 관리, 정보 취합, 단말기 관리 등 관리 시스템 전반에 걸쳐 데이터 관리와 운용이 가능하도록 요구 항목들을 하나 둘 실현해 나갔다.
“품목으로 보면 100개가 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체계적이며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이 필요했죠. 사실 우리의 고객사, 즉 가공공장들은 이미 대부분 전산화 시스템을 통해 관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제품을 명확하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면, 신뢰 향상은 물론이며 영업에도 큰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대광주철의 생산 현장에는 터치가 가능한 스크린 ‘키오스크 단말기’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아직은 노트와 볼펜도 쉬이 발견할 수 있다. 최 대표의 말처럼 정착기, 안정화 단계를 지나고 있는 탓이다. 그럼에도 이 정도만 하더라도 ‘성공적인 구축’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우선은 이번 단계에서 목표했던 모든 것을MES/POP시스템으로 구현했기 때문이다.
스마트공장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누구보다 현장과 사무실, 회의실을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해 오고 있는 신성근 이사는 “스마트공장의 안정화를 위해선 지속적인 직원 교육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MES/POP 시스템을 구축하며 다양한 모듈과 수많은 소프트웨어를 구성했습니다. 물론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활용성에 중점을 두었지만, 스마트공장에 대한 인식 변화를 비롯해 사용자와 관리자를 위한 교육은 꾸준히 진행해나갈 계획입니다”
교육은 시스템 완성 이후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우선 사용자 교육은 기준 정보 관리, 생산 계획 및 작업 지시 관리, 생산 실적 관리, 현장 단말기 시스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등을 주제로 각 단위 업무별로 실시했다.
또한 관리자를 대상으로 서버 운영,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 관리 등 시스템 운영을 위한 교육을 중점적으로 진행했다.
최재석 대표와 신성근 이사 모두 ‘아직은 안정화 단계’라고 이야기하지만 생산 현장에는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변화를 감지할 만한 광경들로 가득했다. 먼저, 영업 부서 담당자는 발주처로부터 수주를 받은 뒤 이를 MES/POP시스템에 등록 한다. 물론 수주 등록 시에는 납기 일정과 제품의 도면 및 제작 사양서도 함께 첨부한다. 자재 부서는 시스템을 통해 원자재 재고 현황을 분석하고 원자재를 발주한다. 그 다음 생산 부서는 서버에서 도면과 제조 사양을 내려 받아 주조 방안을 결정하는데, 자재 부서에서 결정된 주조 방안을 바탕으로 역시 시스템을 통해 금형 발주를 진행한다. 금형 입고 시 금형 검사에 합격하면, 시스템에 금형 입고를 입력한다. 이후 생산 계획을 수립하고 생산 부서에서 현장 단말기를 통해 생산 지시를 하달하면 현장에서의 작업이 이뤄지고 각 공정마다 작업 실적과 진행 상황을 현장 단말기에 입력한다. 마지막으로 품질 부서에서 검사 결과 ‘양호’ 판정을 내리면 납기일에 준해 포장 후 출하한다.
이렇듯 대광주철은 현재 스마트공장 도입을 통해 현장과 관리 부서 모두에서 확실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으며, 체계적이며 표준화된 업무 프로세스를 정립해가고 있다.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이후, 대광주철의 여러 변화는 현장의 외국인 근로자들에게서도 일어났다. 그간 의사 소통이 어려워 불량의 원인을 제공했던 그들이지만, 현재는 키오스크를 통해 품질 데이터를 직접 확인하고, 품질 불량 여부를 스스로 검토한다. 문제점과 원인을 확인한 뒤에는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국내 근로자와 외국 근로자 간의 의사 소통이 쉬워졌으며, 작업 방식과 품질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는 문화도 정착되고 있다.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이미 풍성한 정량적, 정성적 효과를 보았다는 최재석 대표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수정과 이를 바탕으로 한 보완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껏 ‘고객 만족’, ‘품질 만족’, ‘생산 만족’의 경영 이념을 흔들림 없이 지켜온 대광주철의 임직원들은 이번 공장 스마트화 사업을 기회로 몇 단계 껑충 높아진 수준의 업무 프로세스를 정착 시킨 후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로 나아갈 꿈을 조금씩 키워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