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최근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로 인공지능(AI)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인공지능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되고 있다.
IDC에 따르면, 세계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천270억 달러에서 2017년 1천650억 달러로 연평균 14%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 투자 규모 역시 2010년 4천500만 달러에서 지난해 3억1천만 달러, 투자건수는 6건에서 54건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공지능 산업은 아직 시장 형성 단계로 미흡한 점이 많다. 국내 인공지능 시장은 2013년 3.6조원에서 2017년 약 6.4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지능형 로봇의 시장규모는 2010년 2천712억 원에서 2014년 3천385억 원으로 연평균 5.7% 성장했다. 이는 세계 인공지능 시장의 성장 속도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수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 인공지능 시장의 저조한 성장세보다도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IT 기업을 필두로 일부 대기업에서 인공지능 산업에 투자하고 있지만, 아직 인터넷과 게임 등 특정 분야에 한정돼 있다.
민간 부문의 인공지능 산업 기반도 시장 규모, 기업 수와 투자 규모 측면에서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장우석 연구위원은 “한국의 ICT 산업의 위상을 고려할 때, 인공지능 시장 규모와 관련 기업 수는 한참 모자란다”라고 지적했다.
2015년 기준, 국내 인공지능 관련 기업은 약 24개에서 64개로 추정되며, 이는 세계 인공지능 스타트업 수와 비교할 때 약 2.5%에서 6.7% 수준이다.
국내 기업의 인공지능 관련 투자도 글로벌 기업에 비해 현저히 낮다. 2014년 이후 삼성전자는 인공지능인 지보에 2천만 달러, 바이카이우스에 48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2013년, 향후 5년간 인공지능 연구개발에 1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구글은 2001년부터 2015년까지 14년간 인공지능 기업 인수에 280억 달러를 투자했고, 중국 인터넷 기업 바이두는 3억 달러를 투자해 실리콘밸리에 딥러닝연구소를 설립했다.
장 연구위원은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WEF, 옥스퍼드 대학교 등은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인해 인류의 일자리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인공지능 관련 기술 수준을 높일 필요도 있다. 한국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 낮은 편. 세계 인공지능 관련 기술 연구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의 기술수준(100)을 기준으로, 한국 인공지능 SW 기술은 최고기술국 대비 75%, 응용 SW 기술은 74% 수준으로 조사됐다. 중국과 비교해도 인공지능 SW 기술에 큰 차이가 없었고, 응용 SW 기술은 오히려 낮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장 연구위원은 “세계 인공지능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의 투자 확대, 연구개발 투자 확대가 필요하고, 기업의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인공지능 발달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