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김완두 공학박사가 청각기구를 모사한 인공감각계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2009년 7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연구팀과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유망파이오니아사업의 지원으로 함께 수고하고 땀 흘린 결과였다.
체내 완전 이식이 가능한 생체모사 인공와우
‘인공와우’는 체내 완전 이식을 할 수 있는 달팽이관 ‘내이 와우’를 모사한 인공기저막 기술이다. ▲인공유모세포 기술 ▲신호처리 전자모듈 기술 ▲임상시험 기술로 구성됐다. 김완두 공학박사는 “이러한 핵심기술을 통합해 생체 청각기구를 모사한 신개념 인공달팽이관 및 감각 센서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생체모사 인공기저막 기술과 인공유모세포기술은 기계적/전기적 주파수 분리대역이 0.3~6.0/0.3~5.0 kHz이다. 김 공학박사는 인공기저막의 10개 전극에서 평균 6.4mV 전기가 발생하는 소자를 연구하고 개발했다.
또한, 신호처리 전자모듈 기술은 디지털 컨트롤러, 센서 출력 신호에 대응하는 전류 자극 펄스를 생성하는 전류 자극기가 모두 집적된 analog/digital mixed ASIC 칩 소자가 개발됐다.
인공와우장치 연구사업의 총괄책임자인 김완두 박사는 연꽃잎의 나노 구조나 아프리카 사막의 딱정벌레 날개의 친수, 소수 복합 구조 등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자연모사연구실을 만들어 연구해오던 중 2005년 미국 조지아공대 왕중린 교수팀이 <네이처> 표지에 발표한 ‘나노압전소자’ 논문의 사진을 보고 무릎을 쳤다.
‘압전소자’는 누르거나 당기는 등 변형을 가하면 전기가 흐르는 특수한 물질로 만든 소자를 말한다. 사람 귀는 여러 감각기관 가운데 유일한 기계적 초소형 고감도 기관이어서 이를 모방해 만들면 어떤 공학센서보다 우수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오던 터였다.
김 공학박사는 “나노압전소자 사진을 보니 사람의 달팽이관 안에 있는 특수 섬모인 부동섬모와 모양이 똑같았으며, 이것을 이용하면 전기를 자체 생산하는 인조 부동섬모를 제작해 인공달팽이관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인공와우 기술 수준은 아직 미약해
세계적인 인공와우 기술 수준은 어디까지 왔을까. 김 공학박사는 “달팽이관 속의 기저막을 모사해 소리 주파수 특성을 분리하려는 연구는 일부 진행되고 있으나, 부동섬모까지 모사해 인공달팽이관에 새롭게 적용하려는 연구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고 말했다.
생체 청각기구를 모사해 개발되는 신개념의 인공와우, 즉 고감도 광대역의 관성 센서 기술 연구는 국내외적으로 연구개발 초기 단계로서 이번 연구를 통해 김 공학박사와 연구팀은 관련 원천특허 확보와 원천기술 개발을 달성했다.
이를 토대로 시제품이 추가 실용화 연구를 통해서 개발될 때, 기존 인공와우와 국내외 신시장 선점에 매우 유리하며, 인공와우의 수요 증가추세에 비춰볼 때 경제적, 사회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유모 세포기술’ 치료기기와 재난방지 역할 기대
김 공학박사는 본 기술을 기반으로 파생될 응용기술로 앞으로 ▲보건복지 의료산업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산업 ▲국방 ▲기타 산업체 등의 영역을 꼽으며, “이러한 분야에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생체모사 인공와우 핵심요소 기술은 완전이식형 신개념 인공와우 장치로서 활용뿐만 아니라, 수중의 음향 신호 측정과 해저 지진 감지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하이드로폰 소자 또는 전자적인 FFT기능 없이 주파수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특수 음향소자에도 응용 가능하며, 고효율 압전박막기술을 이용해 압전에너지 수확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체내이식형 전자모듈’은 매우 작고 잡음이 심한 신호에 대한 감지율이 높아 극소형 인공와우와 전기적 신경신호 측정도 할 수 있다.
‘인공유모 세포기술’은 전정기관, 촉각기관, 고유수용체 등 다른 감각기관의 모사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김 공학박사는 “인공유모 세포기술이 치료기기로 개발될 수 있으며, 초자연적인 현상의 감지기기로 활용돼 재난방지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기계연구원(KIMM, Korea Institute of Machinery & Materials)은 1976 상공부 산하의 한국 기계금속 시험연구소로 설립돼 현재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의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국가 기계기술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한, 대전의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있으며 의료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대구 분원과 자동차와 극저온을 연구하는 센터가 경상남도에 있으며, 부설연구소인 재료연구소가 창원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나노 크기의 정밀하고 미세한 연구에서부터 자기부상열차, 플랜트 기술 등 거대과학에 이르기까지 기계기술 분야의 원천 기술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국가산업을 선도하는 초일류 기계기술 전문 연구기관으로 성장해 나가는 중이다.
나노자연모사연구실이란?
나노자연모사연구실은 기계연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기 위해 2005년 미래기술연구부로 신설돼 2007년 자연모사 바이오기계연구팀을 거쳐 2011년부터 나노자연모사연구실로 명명됐다.
이곳은 다양한 전공을 한 9명의 박사와 20여 명의 박사후 연구원과 대학원생들이 자연모사를 통한 창의적인 미래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연구실이다. 연구실에서 주로 연구되는 주제는 생태모사 나노그린기술, 생체모사 나노융합기술, 조직공학용 바이오기계기술 등 세 가지로 분류될 수 있으며, 한국의 대표적인 자연모사 연구 집단으로 국내·외에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