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나라마다, 사람마다 자연모사기술의 개념은 다른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생태모방(biomimicry), 생체모방(biomimetics)이라는 용어가 많이 통용되고 있으며, 바이오닉스(bionics), 바이오그노시스(biognosis), 바이오모방공학(bio-inspired engineering), 바이오 창조공학(bionical creativity engineering), 의생학 등의 용어들도 같은 의미다.
자연모사 나노기술의 예 '연잎의 청결함, 게코 도마뱀의 접착력'
‘자연모사 나노기술’이란 자연모사기술 중 나노기술과 관련된 분야를 뜻하며, 자연에 존재하는 나노구조나 물질, 나노의 개념이 포함된 기능 및 메커니즘에서 영감을 얻어 공학적으로 응용하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자연에 있는 나노기술 개념의 대표적인 예는 연잎의 청결함, 게코 도마뱀의 접착력을 들 수 있다.
더러운 연못에 살면서도 항상 고귀함과 청결함을 잃지 않고 있는 연잎은 물에 젖지 않는 놀라운 기능이 있다. 연잎의 표면을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해 보면 10~20 마이크로미터(μm)의 돌기가 있고 그 위에 100 나노미터(nm) 크기 정도의 나노털이 덮여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연잎의 표면을 이루는 왁스 성분이 마이크로 크기와 나노 크기의 복합 미세 구조물을 이루고 있고 이러한 계층적인 구조는 연잎에 맺히는 물이 퍼지지 않고 잘 굴러서 표면의 모래나 먼지를 닦게 해주는 것이다.
자신의 몸보다 50배가 무거운 물건을 가지고도 벽이나 천정을 자유자재로 붙어 다니는 게코 도마뱀 종인 도마뱀붙이의 발바닥에도 나노털이 존재한다.
나무가 큰 기둥에서 줄기를 통해 작은 나뭇가지로 뻗어 나가는 것처럼 도마뱀붙이의 발바닥에도 굵은 털부터 뻗어 나간 미세 털들이 궁극적으로는 200 나노미터(nm)의 굵기의 나노 털가지로 갈라져 있으며, 이러한 나노 털의 존재는 부스럼이나 화합물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 도마뱀붙이의 놀라운 부착력의 원인이다.
또한, 이러한 계층구조는 울퉁불퉁한 표면을 만나도 부착력의 감소가 없으며 먼지도 잘 붙지 않는 기능도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자연모사연구실의 주요 연구
이처럼 다양한 나노자연모사연구 중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자연모사연구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주요 연구 과제는 아래와 같다.
첫째, 생체모사 나노융합기술 분야
둘째, 조직공학용 바이오기계기술
셋째, 생태모사 나노그린기술
먼저 ‘생체모사 나노융합기술 분야’는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 미래유망파이오니아사업 지원으로 2009년 7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생체청각기구를 모사한 인공감각계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어 미래부의 신성장동력사업 지원으로 수행한 청각장애우를 위한 MEMS 마이크로폰 제작 기술을 개발했으며, 미래부의 ‘생체모사 메카트로닉스 융합기술사업 지원으로 ‘생체모사 피부형 센서 3차원 집합체를 개발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조직공학용 바이오기계기술 중 하나인 ‘환부 맞춤형 피부 재생을 위한 직접 도포용 3D 바이오 프린팅 장비 개발’을 지난해 6월부터 다가올 2019년 5월까지 총 4년 동안 수행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원천기술개발 지원으로 표준형과 맞춤형 인공지지체 제작 기술 개발, 미래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지원으로 인공지지체와 세포프린팅 제조 장비를 개발 중이다.
이어 ‘생태모사 나노그린기술’로는 산업부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자연모사 응용 스마트 물/용제 순환기술’을 개발한다. 이뿐만 아니라 같은 사업의 지원으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생태모사청정표면가공기술개발’을 한 바 있다.
한국기계연구원(KIMM, Korea Institute of Machinery & Materials)은 1976 상공부 산하의 한국 기계금속 시험연구소로 설립돼 현재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의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국가 기계기술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한, 대전의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있으며 의료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대구 분원과 자동차와 극저온을 연구하는 센터가 경상남도에 있으며, 부설연구소인 재료연구소가 창원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나노 크기의 정밀하고 미세한 연구에서부터 자기부상열차, 플랜트 기술 등 거대과학에 이르기까지 기계기술 분야의 원천 기술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국가산업을 선도하는 초일류 기계기술 전문 연구기관으로 성장해 나가는 중이다.
나노자연모사연구실이란?
나노자연모사연구실은 기계연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기 위해 2005년 미래기술연구부로 신설돼 2007년 자연모사 바이오기계연구팀을 거쳐 2011년부터 나노자연모사연구실로 명명됐다.
이곳은 다양한 전공을 한 9명의 박사와 20여 명의 박사후 연구원과 대학원생들이 자연모사를 통한 창의적인 미래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연구실이다. 연구실에서 주로 연구되는 주제는 생태모사 나노그린기술, 생체모사 나노융합기술, 조직공학용 바이오기계기술 등 세 가지로 분류될 수 있으며, 한국의 대표적인 자연모사 연구 집단으로 국내·외에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