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에 편찬된 병가(兵家)인 《손자(孫子)》 〈모공편(謀攻篇)〉을 보면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고 기술돼 있다. ‘적과 아군의 실정을 잘 비교 검토한 후 승산이 있을 때 싸운다면 백 번을 싸워도 절대 위태롭지 않다’라는 말로 풀이할 수 있다.
《손자(孫子)》는 국가경영의 요점과 인사의 성패, 승패의 동향 등 전쟁에 이기는 방법을 다룬 책이다. 지는 싸움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굳이 전쟁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러한 이긴다는 뜻은 여러 일상에서 쓰인다. 자신의 목적 한 것을 이뤘을 때, 겨루어 이겼다는 뜻의 ‘승리’란 단어를 사용한다.
세계 4대 공작기계 박람회이자 국내 최대 생산제조기술 전시회인 ‘제17회 서울국제생산제조기술전(SIMTOS 2016)’이 지난 17일 5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산업인의 열띤 참여와 관심 속에 누적 참관객 인원 9만8천587명으로 진행된 이번 박람회의 공식 사이트에는 이제 ‘2018년도에 다시 만나요!’라는 글과 함께 차기 전시회를 기약했다.
이제 다시 내 후년 있을 ‘승리’를 위해 주최 측이나, 참가 예정 업체들이 자신을 정비하면서 전략과 전술을 준비해야 할 때다. 지금부터의 준비가 2년 후의 성패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 제품은 다르다. 타 회사 제품에는 없는 것이 있다”란 말은 이번 전시회의 현장을 취재하며, 부스 참가 업체 담당자에게서 공통으로 나왔던 말이다. 이와 같은 반응은 업종에 관계없이 어느 곳이나 같았다.
왜 이 말을 강조할까. 기업에서는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 정체성이 다름에서 나오기 때문 아닐까. 부산의 사투리에서 자주 유머화 되는 것 중 “가가 가가?”란 말이 있다. “그 아이가 그 아이이니?”라는 뜻인데, 언어는 의미가 연결된다고 하더라도, 기업의 기술과 가치 모두가 이 문장의 ‘가’와 같다면, 자신의 존재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고객에게 내가 왜 수많은 제품 중 이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강력한 한 방이 없다면, 기업은 생존 여부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먼저 나를 왜 찾는지를 생각해보자. 답은 그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