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의 본질 ‘가치 창출’
한국정보화진흥원(이하 NIA, National Information Society Agency)은 지난달 ICT융합본부에 ‘K-ICT 빅데이터센터’를 신설했다. K-ICT 빅데이터센터 최정환 센터장은 현장에서 활용되는 빅데이터에 관해 꿰뚫고 있는 전문가다. 최 센터장은 빅데이터의 본질을 ‘문제해결을 통한 가치 창출’로 본다.
빅데이터를 활용할 때, 창의력이 더해진다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 수 있다. 최 센터장은 “기업 고유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창의적인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빅데이터는 데이터 수집이 비용과 시간의 제약으로 어려웠던 과거와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빅데이터 활용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과거보다 데이터가 많아지고,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기술이 시장에 나와 비용이 낮아지면서 데이터를 훨씬 용이하게 수집/저장/처리/분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과 유럽 등이 빅데이터 활용에 적극적이지만, 국내 기업은 빅데이터를 활용함에 있어 최소한 몇 년 정도는 뒤처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빅데이터 수집을 위한 센서를 장착하려면 ‘가격↓, 다양성↑’
국내 다수의 제조 현장은 빅데이터가 자동으로 축적될 수 있는 생산 프로세스를 갖추지 못했다. 최근 들어, 대기업을 중심으로 빅데이터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많은 공장에 센서를 설치해, 품질을 개선하고 생산성이나 효율을 높이려는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 프로세스에서 모든 데이터를 단계별로 축적하는 센서를 장착하려면 다양한 센서가 저비용으로 유통돼야 하는데, 아직 모든 공정에 센서를 장착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다. 최 센터장은 국내 제조 현장에서 빅데이터 활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센서 설치 비용’, ‘생산공정의 데이터 수집에 대한 문화적 저항’, ‘데이터 분석과 활용 역량 부족’ 등을 꼽았다.
또한, 그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축적해 나갈 수 있는 하드웨어와 패턴을 분석하고 적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찾아내는 소프트웨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시스템과 운영 전문가가 있어야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현재 국내에서는 ‘비용’과 ‘기업의 단기 성과 평가 제도’ 등으로 인해 빅데이터 활용 시점이 늦는 것이 사실이지만, 앞으로의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새로운 생산 시스템의 활성화로 데이터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 여러 업종의 제조 관련 성공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중소기업, ‘크라우드펀딩’과 ‘빅데이터센터’의 지원 정책 활용해야
최 센터장은 “대기업보다 기술, 인력,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도 K-ICT 빅데이터센터를 통해 외부의 빅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하고, 이와 더불어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아직 이러한 내용을 알지 못해 지원을 못 받는 경우가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 센터장은 크라우드펀딩의 우수사례로 소비자가 원하는 메시지를 조명기구에 입혀, 선물의 의미를 더한 A기업의 ‘메시지 조명’을 꼽았다.
빅데이터 활용 우수 사례, A기업
B2B 인테리어 조명 주문 제작 업체인 A기업은 B2C 조명 시장 진입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A기업은 B2B 시장에서는 전문기업이었지만, B2C 시장 진입은 처음이었다.
A기업은 NIA의 ‘중소기업 빅데이터 활용지원’ 사업을 통해 B2C 시장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했으며, 컨설팅 지원을 통해 신제품 개발을 위한 ‘메시지 조명’이라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은 이 아이디어로 A기업은 신제품을 기획·개발했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예상 모금액의 300% 이상을 달성하는 결과를 얻었고, B2C 시장에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됐다.
최 센터장은 A기업과 같은 사례가 공작기계 등의 기계 산업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작기계 등의 B2B 시장에서도 이제는 제품 제작 후 고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이 공작기계를 통해 만들 수 있는 것이 무엇이라는 것을 먼저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더스트리 4.0의 핵심=빅데이터
최 센터장은 이어서 “앞으로는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되면서 개인별 맞춤형 생산과 서비스를 할 수 있어야 제조업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새로운 형태의 제조업을 구성하려면 CEO가 먼저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CEO가 빅데이터에 투자할 수 있으려면, 주변에 많은 우수 사례가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최정환 센터장은 “국내 기업이 ‘설치 비용’과 ‘단기적 관점의 평가시스템’에 대한 제약을 넘어설 수 있다면, 앞으로 “국내 제조업에서의 빅데이터 활용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