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한진해운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을 설득시키지 못하면서, 사실상 법정관리 수순으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KDB산업은행·KB국민은행·KEB하나은행·NH농협은행·우리은행 등으로 구성된 한진해운 채권단은 26일 실무책임자 회의를 통해 한진해운이 제출한 추가 자구안의 실사와 향후 방향에 대해서 논의했다.
이날 채권단은 한진해운의 5천억 원 규모의 추가 자구안이 소요 자금에 비해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진해운의 부족자금은 최소 1조원에서 최대 1조7천억 원 규모인데 반해, 한진이 제시한 자구안 규모는 ▲기존에 제시했던 대한항공 유상증자 지원금 4천억 원 ▲계열사 및 조양호 회장 사재출연금 1천억 원 등 총 5천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사실상 자구안 중 실효성이 있는 것은 기존에 제시했던 대한항공 유상증자 4천억 원뿐"이라며 "한진해운의 자구안이 어느 정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실무자회의 후 오는 30일까지 '자율협약 유지와 신규자금 투입'에 관한 안건을 상정해 결론을 낼 예정이지만,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협약 의결권의 60%를 가진 KDB산업은행의 관계자는 "현재 산업은행의 입장을 말씀드릴 수는 없으며, 일방적인 결정보다 각 기관의 판단에 맡기는 쪽을 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국적1위 해운선사라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라는 부담과 최대 1조원이 넘는 유동성 부담을 놓고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라고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