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제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계산업의 4분기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최근 10여개 업종별 협·단체와 공동으로 ‘4분기 산업기상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IT·가전, 정유·유화 업종은 그나마 좋은 편인 ‘구름조금’으로 나타났지만, 철강, 기계, 섬유·의류, 건설은 ‘흐림’으로, 그리고 자동차와 조선 업종은 ‘겨울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르면, 기계업종은 조선, 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구름’에 해당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대한상의는 내다봤다. 내수는 조선업 구조조정, 생산기지 해외이전 등으로 전망이 좋지 못하고, 최대 수출처인 중국시장도 수요부족으로 초과공급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연말 EU의 노후생산시설 교체 수요와 세계의 공장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추가될 기계수요는 호전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파업, 공장이전, 개별소비세 종료 등 악재가 겹친 자동차 업종은 ‘비’로 예보됐다. 노조 파업으로 대규모 생산차질액이 발생했고, 최근 준공된 멕시코공장, 중국 창저우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4분기 국내 생산량은 10.5% 감소할 전망이다. 개별소비세 인하혜택이 종료돼 4분기 국산차 내수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21.4% 감소할 전망이다.
수주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조선 업종도 ‘비’로 전망됐다. 실제로 8월까지 세계 전체의 누적 수주량은 전년대비 68% 감소한 가운데 한국의 수주도 87% 급감했다. 조선사의 ‘남은 일감’을 뜻하는 수주잔량도 2003년 10월 이래 최저를 기록하고 있어 업계는 이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올해도 어렵지만 일감이 바닥날 내년이 더 걱정”이라고 전했다.
철강 과잉공급으로 통상분쟁이 진행 중인 철강업종도 ‘구름’으로 예보됐다. 미·중간 무역분쟁 여파로 한국제품에 대해 50% 내외의 관세가 매겨졌고, 인도, 태국, 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갈 곳 잃은 중국산 철강의 덤핑공세도 계속되고 있다. 다만, 중국의 과잉생산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이 가동되면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 없어 못판다’는 IT·가전 업종은 ‘구름조금’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그동안 PC 저장장치 시장을 지배해 온 HDD를 낸드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된 SSD가 빠르게 대체중이며, 4분기엔 낸드 반도체 판매량이 50.9% 증가할 전망이다. 대형TV 수요 증가로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도 괜찮은 편이다. 다만,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보급률이 76%에 육박해 성숙기에 접어들어 고속성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아울러, 유가가 적정수준을 유지하면서 정유·유화업종은 ‘구름조금’으로 예보됐다. 한국기업들은 석탄, 셰일가스보다는 석유에서 에틸렌을 추출하는데 저유가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비용구조가 갖추어졌다는 말이다.
이종명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전체 업종에 걸쳐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전반적인 교역량이 감소하고 한국산업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며 “기존산업의 고부가가치와 새로운 분야와의 융합 등을 통해 기존의 사업영역을 파괴하고 새로운 핵심역량을 강화해나가는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