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국립중앙과학관과 한국연구재단은 고대(古代) 금속문화의 정수(精髓)인 도금(鍍金)기술을 되살리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성공의 비밀은 바로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매실산을 사용한 바탕금속 표면의 부식과 금(Au)-수은(Hg) 아말감기법의 사용에 있었다. 그간 학계에서는 전통 금도금기법을 되살리기 위해 현재 금도금기법(전기도금)에 사용하고 있는 바탕소지인 금속을 부식시키는 질산, 염산 등의 물질을 대신했던 물질 찾기(매실즙)와 적용, 도금금속인 금의 상태(금분金粉과 금박金箔) 등 여러 차례 실험을 시도한 바 있으나 기대에 못 미치었다.
국립중앙과학관 연구진(연구책임자 윤용현박사, 전시관운영팀장)은 경주 월지에서 출토된 금동삼존판불을 복원모델로 설정한 뒤, 금동삼존판불의 바탕금속인 청동(구리 89 : 주석 11%) 시편(2.3×3.5cm)을 수십 개 만들어 3차례에 걸친 단계별 아말감도금 실험(질산과 매실산의 비교, 금분과 금박 비교, 상온과 가온 비교 등)을 진행해 가장 완벽한 도금 조건을 찾은 다음, 전통 금도금 방법인 매실산과 금분을 수은에 녹여 만든 아말감으로 신라 금동삼존판불을 원형에 맞게 복원할 수 있었다.
국립중앙과학관 연구진은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과제 일반연구자지원사업(보호분야)의 지원으로 ‘금속(청동·황동·금동 등) 전통 주조, 가공기술 및 응용기술연구’를 3년(2013. 11~현재)째 진행하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 양성광 관장은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금속인 구리는 무른 단점이 있었기 때문에, 주석을 합금해 더 단단한 청동을 만들었죠. 그리고 그 바탕금속에 금도금을 해 금속문화를 꽃피웠어요, 이 같은 신소재의 탄생이 새로운 기술 발전에 바탕이 됐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국립중앙과학관 겨레과학 전시에도 당시의 소재와 기술을 국민들께 보여 줄 수 있는 전시기법을 시도하기 위한 노력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연구진은 2014년도에 ‘천공개물(天工開物)’과 구한말 헐버트 교수가 “KOREAN REVIEW”에 담은 동전주조기술 내용을 바탕으로 주물사 주조법에 의한 황동 상평통보 모전판을 복원한 바 있다. 이러한 금도금기술과 황동상평통보의 복원 등은 전시를 풍성하게 할 뿐 아니라 관련 학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