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직무대행 박상열)과 일본 기업 히타치하이테크놀로지즈(HHT, 사장 미야자키 마사히로)가 상호협력을 통한 ‘차세대 전자현미경’ 국제 공동연구 착수에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21일 오후, HHT 과학시스템제품본부 이토 스케히로 본부장 등 4명이 한국을 방문해 업무협약식(MOU)을 KRISS 행정동에서 가졌다.
HHT는 주사전자현미경 세계 매출 1위 기업으로, 1972년 ‘전계방출현미경의 실용화’가 미국전기전자학회(IEEE)의 이정표로 인정되는 등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KRISS 첨단측정장비센터 오가와 타카시 연구팀은 HHT의 지원으로 전자현미경에 장착해 사용할 수 있는 ‘전자빔 모노크로미터’의 기초연구를 지난해부터 추진해왔으며,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당 장비를 HHT의 주사전자현미경에 장착하는 본격적인 공동연구를 실시한다.
전자빔 모노크로미터는 레이저와 같이 전자빔을 단색으로 만드는 기술로서 나노 물질 관찰과 분석 및 반도체 검사 등에 사용된다.
주사전자현미경은 전자현미경 안에서 전자빔을 관찰 대상에 쏘아 확대된 영상을 표시·기록 후 물질 형태나 구성 원소, 정량 등을 분석하는 장비다. 주로 생물학이나 반도체, 재료과학 분야에서 물체의 미세구조를 관찰하거나 정밀 측정할 때 사용된다.
전자현미경은 시료의 표면을 관찰하는 주사전자현미경(SEM)과 시료의 내부를 보는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크게 나뉜다. 세계 전자현미경 시장은 대략 주사전자현미경이 63%, 투과전자현미경이 35%를 차지하고 있다.
주사전자현미경은 낮은 에너지 조건에서 사용하면 시료의 대전에 의한 상(像)을 관찰할 때 장애가 완화돼 반도체 디스플레이 표면의 절연물질을 분석하는데 용이하다. 하지만 낮은 에너지에서는 전자빔의 빔 직경이 증가하고 상의 해상도가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모노크로미터로 전자빔을 필터링해서 단색 전자빔을 만들면 전자빔의 빔 직경이 줄어서 분해능이 높아지기 때문에 반도체의 서브나노 스케일 관찰 및 선폭 측정이 가능해진다.
첨단측정장비센터 조복래 센터장은 “표준연과 HHT의 공동연구를 통해 낮은 에너지 영역에서의 주사전자현미경 공간 분해능 향상이 기대된다. 이를 통해 신재료 및 반도체 장치의 연구개발, 새로운 생명 현상의 해명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정확한 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HT 이토 스케히로 본부장은 “KRISS가 가진 모노크로미터 기술을 HHT의 주사전자현미경과 결합하면 전자현미경의 기본 성능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