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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개미와 베짱이의 소통, 그리고 ‘공존’
김민솔 기자|mskim@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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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개미와 베짱이의 소통, 그리고 ‘공존’

철강산업 메카의 예술촌 변신 ‘문래동’

기사입력 2017-02-03 11: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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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개미와 베짱이의 소통, 그리고 ‘공존’


[산업일보]
1960~70년대 제조업을 이끌며 철강 산업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던 장소가 현재는 예술과 공존하며 새로운 생을 이어나가고 있다.

문래동 철공소 골목은 과거 철강 산업의 메카라고 불릴 정도로 철강 산업의 터줏대감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IMF를 맞게 되면서 철공소 골목은 휘청했고 문 닫는 철공소들이 생겨났다. 이렇게 생긴 문래동 공실은 저렴한 임대료로 경제력이 부족한 예술가들이 하나 둘 이곳으로 몰려들면서 그들의 작업공간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예술가들의 감성은 작업실에만 갇혀있지 않고 골목 곳곳을 벽화, 셔터 아트 등으로 채워졌고 예술거리를 탄생시켰다. 이러한 색다른 거리 분위기를 컨셉 삼아 카페, 식당, 술집 등도 들어서면서 문래동 철공소 골목은 ‘예술촌’으로 자리 잡았다.

소공인특화지원센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철공소 인들은 예술인들의 등장에 곱지 않은 눈길을 보냈다고 한다. 약간의 과장을 더한 비유를 들자면 개미와 베짱이의 베짱이를 보는 시선 이었다. 철공소 인들이 열심히 일하는 낮 시간대에 예술인들은 영감을 얻거나 밤샘작업으로 인해 휴식을 취한다. 이렇게 확연히 다른 생활 패턴으로 인해 서로를 이해하는데 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등산 소모임, 동아리 등을 만들어 기술인과 예술인 간 교류가 많아지는 등 ‘공존’하고 있다.

문래동 철공소뿐만 아니라 을지로 철공소에도 예술의 바람이 불고 있다. 2,3년 전부터 문래동과 비슷한 흐름으로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이 점점 들어서고 있는 상태다. 문래동에 비해 과거 모습을 더 많이 보존하고 있는 을지로 철공골목은 ‘을지유람’이라는 골목 투어 프로그램까지 생겼다.

예술과 함께하는 철공소 골목의 첫 느낌은 연신 셔터를 눌러댔던 나의 행동으로 대신 설명 한다. 독특한 분위기에 매료돼 사진에 담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들었다. 다른 방문객들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철공소 앞에 초상권 보호 팻말이 생겨날 정도다.

철공소 특유의 회색빛 분위기는 예술이 들어왔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그 회색빛이 예술로 희석돼 한 톤 밝게 만들어졌다. 덕분에 철공소를 향한 일반인들의 시선은 부담감, 두려움, 삭막함 대신에 친근감이 더해졌다. 이렇게 예술의 등장으로 철강 산업 분야의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예술이 기술을 집어 삼키진 않을까 염려되는 부분도 있다. 철공소 골목의 본질을 지켜주는 선에서 서로 성장해나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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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김민솔 기자입니다.정부 정책 및 3D 프린터, IT, 산업현장 숨어있는 특화된 뉴스를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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