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실적시즌이 다가오면서 2분기의 미국 기업 이익 전망치는 하향 수정됐지만 2분기 이후의 실적 기대는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이 법인세 인하에 대한 기대에 근거한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법인세 인하의 효과를 선반영해 올해 기업들의 이익 전망을 크게 높인 후 아직까지 이를 조정하지 않고 있는데, 시장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법인세 인하로 가는 길은 험난해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미국의 의회는 부채 관리에 엄격해, 트럼프 정부가 세제 개편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그로 인한 세수 감소분만큼 세출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는 이를 위해 오바마케어(ACA)를 대폭 축소해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인데, 문제는 새로운 헬스케어 법안인 ‘트럼프케어’ 법안에 대한 반발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트럼프케어 법안은 지난 5월 초 가까스로 하원을 통과한 후 현재 상원에서 대폭 수정된 상태지만 여전히 내부에서 반발이 크다. 게다가 수정된 트럼프케어 법안이 통과돼 3천210억 달러 가량의 재원이 조달된다 하더라도 이 액수로는 충분치 않다.
이에, 트럼프 정부는 헬스케어와 관련된 지출 및 국방비 지출을 포함한 다양한 세출 감소로 재정적자를 일으키지 않는(deficit-neutral) 세제 개혁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미국의 의회예산국(CBO)은 1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 7천400억 달러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대로라면 의회가 세제 개혁을 지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데, 세제 개편안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 미국 주식은 당장 현재의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기 현지의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미 시장은 법인세 인하에 대한 기대를 미래 실적과 주가에 반영해놓았기 때문이다.
현재 S&P 500 지수의 향후 12개월 주가수익배율(P/E)은 18.7배 수준인데, 이는 향후 12개월 예상 EPS가 130달러로 높아졌을 때의 이야기다.
그러나 세제 개편이 예상보다 더 지연돼 내년에도 법인세가 인하될 가능성이 적다면, 이익 전망치가 떨어지면서 현재 주가에서의 P/E가 20.6배 정도까지 치솟는다. 이는 2000년대 초반 IT버블이 한창 붕괴되던 시기의 P/E와 맞먹을 만큼 높은 밸류에이션이다.
이에 대해 한화투자증권의 권희진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시장이 ‘올해 내로 꼭 세제 개편안을 통과시킨다’는 트럼프 정부의 약속을 믿어주면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믿음에 의구심이 생기게 되면 투자심리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현재 미국의 주식시장은 걱정거리들을 여름 이후로 미뤄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하는데, 일단은 7-8월에 치러질 헬스케어 법안의 의회표결이 가장 가까운 장애물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