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그의 공약에 대한 분석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금융시장은 공약의 구체성이 부족하고 현실성이 낮다는 우려보다는 미국의 경제성장률 제고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 가능성에 주목했고, 트럼프노믹스 기대감은 글로벌 증시 및 금리 상승, 주요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 달러화 강세, 기대인플레이션 상승폭 확대로 이어졌다.
문제는 트럼프 취임 후 약 7개월을 돌아보면 그가 전면에 내세웠던 정책의 대다수가 온전히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일자리 창출의 핵심인 인프라 투자는 재정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총 투자규모 1조 달러 중 약 20%인 2천억 달러만이 2018~26년 예산안에 반영됐고 내년 배정금액은 약 50억 달러이다. 이는 가시적인 성장을 달성하기에 부족한 금액이고 나머지 80%의 재원을 민간자본의 지원으로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구체성이 결여됐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효과를 예상하기 어렵다.
감세를 중심으로 한 세제개혁안은 세수 부족분을 보완할 수단이 명확하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진다.
트럼프의 경제정책을 총괄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피터 나바로는 “감세로 인한 세수부족분을 보호무역, 규제완화, 에너지 산업 활성화 등이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해당 공약들이 예상대로 이행된다는 가정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불확실성을 완화하기에는 부족하다.
백악관은 9월 중 세제개혁안 발표, 11월 상‧하원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의회 통과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보호무역 강화 또한 트럼프가 실질적으로 활용할 카드가 많지 않고 미 고용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아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트럼프가 취임 후 강력하게 주장했던 국경세 부과는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거센 반발과 실효성 논란으로 결국 입법이 백지화됐다. 또한, 관세부과, 수입쿼터 설정 등은 무역보복과 수입품 가격상승 등 미국의 희생도 불가피하기 때문에 활용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환율조작국 지정을 앞세워 무역적자 개선을 시도할 수 있겠지만 현재 환율조작국 지정 기준을 충족하는 국가는 없어 임시방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공약이행 수준을 평가한다면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최초 공약대로 의회를 통과한 것이 거의 없고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재원확보 등 핵심내용이 여전히 미비한 상황이며 의회통과라는 난관을 넘어야 할 정책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금융시장의 눈높이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고, 구체성 결여에 따른 불확실성은 세제개혁안 발표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