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는 전세계를 막론하고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 누구도 그 실체를 정학하게 밝혀내지는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언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담론 역시 피상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최근 산업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생산네트워크 변화와 한국의 산업혁신’이라는 주제로 급변하는 글로벌 밸류체인에 대한 분석과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산업연구원과 듀크대학 GVCC가 수행한 공동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 생산네트워크 변화에 대한 이론·사례연구(조선, 전자)를 바탕으로 한국 산업의 혁신 및 산업정책 방향에 대한 주제발표와 전문가의 발표 및 패널토론이 펼쳐졌다.
산업연구원 유병규 원장은 개회사에서 금번 국제컨퍼런스가 신정부의 새로운 정책방향인 혁신성장의 정책적 기반 및 우리나라 산업혁신에 대한 새로운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발제자로 나선 듀크대학교의 개리 제레피 교수는 “한국은 제조업의 강점을 기반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어왔으나, 최근 제조업부문의 경쟁력 둔화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디지털 경제의 출현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며, “글로벌 생산네트워크의 확대는 ‘어떤 최종재를 생산할 것인가’의 기존 산업정책의 패러다임을 ‘산업 내 생산네트워크상에서 어떠한 기능을 수행할 것인가’로 전환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금까지 한국의 글로벌 생산네트워크는 대기업의 내부(In-house) 역량을 통한 효율성 확보와 신상품 개발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아 생산과 제조 기능 중심으로 확대해 왔다.
이로 인해, 고부가가치 기능의 연구개발 또한 주로 응용연구에 국한되며, 다국적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연구개발 아웃소싱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국내 대기업이 아닌 글로벌 다국적기업과 협력을 통한 혁신활동 참여가 낮고, 미진한 제조업 내 서비스화, 소수의 혁신적인 상품, 제한된 시장진출 등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최근 글로벌 생산네트워크에 대해 개리 제레피 교수는 “다수의 기업들과 협력하면서 틈새시장에 집중하는 합리화(Rationalization), 아시아 경제의 부상, 새로운 생산기술의 발전, 서비스화(Servicification)라는 변화로 특징지을 수 있다”고 언급한 뒤, “특히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발전은 글로벌 생산네트워크 전반에 디지털경제를 확산시키고 이는 중소중견기업에게 새로운 시장과 혁신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산업혁신을 위해서는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전세계 다국적기업과의 혁신 협력을 확대·강화하는 형태의 글로벌 생산네트워크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혁신성장을 위한 한국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에 적합한 인적자본 육성과 혁신시스템 구축, 서비스 부문 규제개혁이 지속돼야 하고 이들을 위한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게리 제레피 교수는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