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2017년에 비해 경제 전망 작업에 낙관적 기류가 팽배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크게 줄어들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로 돌아가 보면, 2017년 경제 환경을 전망함에 있어 매우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었다. 우선 그 해 11월 초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당혹스러움과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불안이 가장 먼저 불안 요인으로 대두됐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한몫 했다. 우리나라는 그 당시 대통령 탄핵 절차의 진행으로 사회적인 불안감이 팽배했는데, 2017년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주요국의 중요한 선거가 예정돼 있어 정치적인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선거 결과에 따른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매우 높았다.
반면 2018년은 중반에 있는 이탈리아 총선을 제외하면 특별한 정치적 이벤트가 없다.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중요한 변수이기는 하지만 이는 2018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 연준이 테이퍼링을 실시한 후 지속돼 온 문제다.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줄어들어 있다는 것은 분명 내년 금융시장 투자환경이 더 나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문제는 다시 경기 흐름으로 돌아와서 ‘이런 낙관적인 기류 속에서 기대하는 성장률이 얼마인가?’ 또는 ‘올해보다 성장 모멘텀이 얼마나 더 개선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발표되고 있는 여러 기관들의 경제 전망 수치들을 보면, 화려한 제목에 비해 실제 예상하고 있는 성장률은 모멘텀 변화가 크지 않다.
연구기관별로 편차는 있지만 가장 중요한 특징은 올해 성장률을 2%대 후반으로 보고 있는 기관은 내년 성장률도 2%대 후반으로 보고 있고 금년 성장률을 3%대 초반으로 보는 기관 들은 내년 성장률을 3%대 초반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즉, 2017년 대비 2018년 우리나 라 성장 모멘텀 변화는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러면 왜 이렇게 성장 모멘텀이 정체돼 있는 것일까? 그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그 출발은 자본투자의 부족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은 금융부문의 타격을 받고 생산수단은 신흥국으로 이전시킴에 따라 투자가 크게 위축됐고, 신흥국들은 교역환경 변화와 이전의 과잉투자 후유증으로 인해 투자가 위축되는 환경을 맞이했다. 자본투자의 위축은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생산성의 하락으로 이어졌고 이는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나타났다. 성장 모멘텀의 기저 자체가 낮아진 것이다.
결국 지금의 자산가격 및 주요 가격변수의 수준에서 경제 펀더멘털로 인한 설명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의 움직임의 경우, 지난 8월 말에 발간했던 ‘The price of inequality-왜 경제의 한계성장률은 떨어지는데 주식시장은 올라가는가?’에서 주장했듯 기업으로 쏠리는 분배의 문제일 수도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쏟아낸 유동성의 결과물일 수도 있다.
IBK투자증권의 정용택 연구원은 “2018년 투자 위험을 자극하는 특별한 이벤트가 올해에 비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로 인해 형성된 시장의 구조적인 위험은 분명히 경계할 요인이다. 이 연장선 상에서 내년 진행되는 통화정책 정상화의 효과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변수”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