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한국연구재단은 김근수 교수(연세대학교) 연구팀이 양범정 교수(서울대학교), 최형준 교수(연세대학교) 연구팀과 공동으로 천연 상태에서 존재하지 않는 2차원 반도체의 중요한 물성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2차원 반도체이자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은 디락 입자를 갖고 있어 전하 이동도가 매우 빠르지만, 밴드갭이 없어 외부 전기 신호를 이용한 전류 흐름 제어가 쉽지 않아서 반도체 소자로 활용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반면 또 다른 2차원 반도체인 포스포린의 경우 밴드갭이 존재해 전류 흐름 제어는 비교적 쉽지만, 전하가 디락 입자와 같은 성질을 갖고 있지 않아 그래핀과 같은 전하 이동도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지난 2015년, 포스포린 표면에 칼륨원자를 흡착시켜 밴드갭을 제어하는 기술을 발견한 데 이어, 이번에는 밴드갭 제어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포스포린에 디락 입자를 인공적으로 발생시켰다.
디락 입자는 그래핀의 핵심 특성이자 독특한 물성의 근원이지만, 천연상태에서 디락 입자를 갖고 있지 않은 물질에 인공적으로 디락 입자를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인식돼 왔다. 이 연구는 포스포린의 물성 한계를 극복하여 디락 입자를 인위적으로 유도해낸 최초의 사례이다.
이 연구에서는 포스포린의 밴드갭 제어 범위를 확장해 밴드갭 값이 음수에 이르렀고, 이 때 디락 입자가 형성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포스포린의 디락 입자는 그래핀과 달리 특수한 결정 대칭성으로 보호돼 안정한 입자를 이룬다.
김근수 교수는 “더욱 완벽한 2차원 반도체 물질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알려진 물질의 한계를 극복하는 물성 제어 기술도 중요하다”라며 “앞으로 반도체 소자의 작동 원리인 전하량 조절을 밴드갭 제어로 대체하는 새로운 개념의 고성능 반도체 소자 개발에 한걸음 더 다가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