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지난달 말 한국은행은 2016년 6월 이후 1.25%로 유지하던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기준금리의 인상을 이전부터 선반영해왔기 때문에 채권시장에 큰 혼란은 없었다. 오히려 기준금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현재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금통위 전날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아직 기준금리의 인상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앞으로 추가적인 상승이 예상된다. 대출금리는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금리(COFIX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되는데, 만기가 비교적 짧은 기업대출 금리 산정에 이용되는 단기 COFIX 금리는 지난 9월 말과 비교해도 아직 그 상승폭이 10bp 정도 밖에 안 된다.
이는 3년 만기 은행채나 국채금리의 상승폭과 비교해도 작은 값이다. 이번 주에 발표된 단기 COFIX 금리는 지난 주에 비해 3bp 가량 상승했는데, 이는 다음주에도 더욱 오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또 우리는 내년에도 한국은행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어, 대출금리의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대출금리의 상승은 특히 중소기업에 악재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비해 은행 대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또한 기준금리 인상기에 중소기업의 대출금리 상승폭이 대기업에 비해 높아, 둘 사이의 스프레드가 더욱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금융환경이 긴축적으로 변함에 따라 은행은 중소기업, 그 중에서도 신용위험이 더 큰 부실기업에 더 높은 가산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인데, 이렇게 높아진 대출금리는 이 기업들의 대출 상환에 대한 부담을 더욱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정기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보면, 이미 170여개의 중소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이다. 이 평가에서 전체 2천275개의 중소기업 중 61개의 기업이 ‘부실징후가 있으나 워크아웃시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C등급으로 분류되고, 113개의 기업이 ‘부실징후가 있고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D등급의 성적표를 받아,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된 중소기업들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자부품이나 화학제품 생산 기업이나 조선업체들의 경우 지난 몇 년간 글로벌하게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된 결과 공급업체들간의 경쟁이 완화되고 업황이 개선되면서 지난해보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 수가 줄어들었다.
반면, 전방산업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자동차 부품 및 기계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구조조정 대상 수가 많아졌다. 내수 둔화로 인해 도매업을 영위하는 기업들 역시 대거 포함됐다.
한화투자증권의 권희진 연구원은 “이처럼 업황 부진이 장기화됨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낮아진 업종에서 앞으로 신용위험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한다”며, “아직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기업이라 하더라도 이미 업황이 악화돼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종의 소규모 기업들은 높아지는 대출금리에 대한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고, 은행은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금리를 더욱 올리거나 대출의 문턱을 높일 것으로 보여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권 연구원은 “게다가 최근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현재보다 보수적으로 강화해, 부실징후가 보이는 기업에 대한 대출을 축소하고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밝힌 뒤, “금융감독원은 연말까지 은행들의 기업신용평가 모형 개편을 위한 상시평가운영협약을 개정할 예정이다. 결국 ‘Devil take the hindmost’라는 속담처럼, 향후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은 소규모 기업들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크게 높아지고 자금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