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최근 삼성전자가 풍력, 태양광에 대한 투자 계획을 내년에 확정할 것이라는 언급이 있었다. 국내는 산업용 전력수요가 크고 대부분이 상위 대기업들에 집중된 전력소비 구조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들의 재생에너지 투자는 상징적, 실질적 의미가 매우 크다.
해외에는 RE100, REBA 등 소비전력을 재생에너지에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민간기업들의 숫자가 100개를 상회했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최대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Norsk Hydro도 650MW의 풍력단지를 건설해 전력을 소비하는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대표적인 전통산업인 알루미늄 제조는 연속공정이 필수이기 때문에, 기존에는 기저발전원인 석탄과 원전 등이 전력원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재생에너지 생산의 예측성이 높아져 ESS 등과 연결하면 연속적인 공급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제조공장에서도 재생에너지의 사용은 일상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표적 경쟁사인 애플은 자체 전력 소비의 100%를 재생에너지에서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부품조달처의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매년 조사하고 있다. 아직은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일정시점이 되면 벤더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서 부품을 제조할 것을 의무화할 가능성이 높다.
조달업체의 선정과정에 재생에너지 사용비중이 점수화될 수도 있다. 이런 조건들이 현실화되면 대한민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만, 중국, 일본 등에 있는 경쟁업체들에게 일감을 뺏길 가능성까지 대두될 수 있다. 국내의 재생에너지 사용비중이 경쟁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강점인 전기차 배터리도 이와 유사한 사례이다. BMW, 메르세데스, GM 등은 전기차 제조공장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 중 BMW는 공장 전력의 60%를 재생에너지에서 조달하고 2020년에는 100%를 달성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일정시점이 되면 국내의 배터리업체들에게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제품의 생산을 원하게 될 것이다. 요구조건을 충족 못하면 풍력, 태양광 전력이 남아도는 중국의 배터리업체들에게 물량을 양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재생에너지 확보는 국내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
이에 유진투자증권의 한병화 연구원은 “대기업들의 재생에너지 투자는 전력의 민영화 논란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초창기에는 자가 전력소비의 일정부분으로 제한하는 정도의 타협안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한 뒤, “또한, 국내 재생에너지 투자시 상쇄 탄소배출권을 확보해주거나 전체 전력소비의 일정비율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면 전기요금을 할인해주는 등의 유인책이 도입되면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한 연구원은 “미국, 유럽 등의 재생에너지 개발에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은 민간기업들의 참여이다. 자체적인 환경기준이 엄격해지고 있고, 재생에너지가 경제성까지 갖추면서 민간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투자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상대적으로 비싸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과 대기업들의 참여가 확산되면 국내의 밸류체인의 성장이 빨라지고, 단기간에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낮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