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암모니아 보레인은 무게 및 부피 대비 수소저장용량이 우수해 수소자동차 및 드론 등에 활용하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수소 방출 온도가 높아 수소자동차를 섭씨 80도 부근(연료전지 작동 온도)에서 구동시키기 위해서는 촉매 사용이 필수적이다.
여러 촉매 중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최근에는 금속할로겐족 촉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암모니아 보레인의 수소방출에 대한 촉매 반응 메커니즘이 아직 규명되지 않아 효과적인 촉매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반적으로 화학반응에서 촉매의 역할은 자신은 반응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서 반응이 일어나는데 필요한 에너지 장벽을 낮추어주는 역할에 국한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촉매가 여러 가지 반응물질과 중간단계의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 장벽이 촉매가 없을 때보다 낮은 경로를 따라가게 만드는 것이 촉매의 역할이라는 것이 이론적으로나 실험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실험적으로는 반응물과 생성물의 구성 성분 및 반응 에너지를 확인함으로써 그 중간단계에 대안 가설을 세우는 것이 보편적인 반면, 이론적으로는 양자계산 등을 통해 반응 에너지를 계산함으로써 실제 실험값과 비교해 반응 메커니즘을 직접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한상수 박사(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팀이 유기물 반응에서만 일어나는 친전자 치환반응(SE2 반응)이 무기물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일어날 수 있음을 양자계산을 통해 규명했으며, 이는 수소저장 물질에 적용 가능하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이하 ‘과기정통부’)는 밝혔다.
수소(H2)저장 기술은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에너지 분야의 핵심 기술로서, 연료전지 작동 온도인 80℃ 근방에서 원활한 수소 저장 및 방출이 가능한 소재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암모니아 보레인(ammonia borane; NH3BH3)은 비탄소계 무기물로서 차세대 수소저장 물질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수소방출을 위해서는 200℃ 정도의 높은 온도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단점 극복을 위해 수소 방출 온도를 낮추기 위한 촉매로 금속할로겐족(염화철(FeCl2), 염화망간(MnCl2) 등)을 이용해 실험적으로 연구해 왔으나, 그 반응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금속할로겐족 촉매로 인한 암모니아 보레인의 수소생성반응이 ‘비탄소계 SE2’ 반응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금속할로겐족 촉매의 금속원자가 친전자 작용기로 작용하며 보레인(borane; BH3) 작용기가 탈착화합물 역할을 해 SE2 반응이 일어나고, 이 반응에 의해 낮아진 에너지 장벽을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수소방출 반응이 일어나게 됨을 양자계산을 통해 밝혔으며, 실험데이터와 일치함을 증명했다.
연구성과를 통해 고체의 보론-질소계 암모니아 보레인 수소저장 물질뿐만 아니라 액체의 탄소-보론-질소계 신규 수소저장 물질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게 됐다.
한상수 박사는 “수소저장 물질의 촉매 반응 메커니즘 규명으로 더 우수한 성능을 갖는 관련 물질 개발에 대한 기반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고, 나아가 무기화학반응의 확장 가능성을 통해 좀 더 다채로운 소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