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기존 산업의 성장 방식에 한계를 느낀 선진국들은 파괴적 혁신을 통한 체질개선에 나선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의 촉매제로 공유경제가 확산되고 있다.
세계 경제위기로 인한 저성장, 취업난, 가계소득 저하 등 새로운 사회문제가 대두되면서 과소비를 줄이고 합리적인 소비활동을 지향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또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공유 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전환되고 ICT와 SNS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산업들의 등장으로 공유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
주거, 상업 등으로 명확하게 구분돼 있던 도시는 이제 주택과 사무실, 카페, 음식점, 관광객을 위한 숙소 등이 한 곳에 모이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원격근무(리모트 워크)를 하는 젊은이들은 집 근처를 걸어다니며 도시의 다양성을 즐긴다.
PwC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세계 공유경제 시장은 CAGR(Compound Annual Growth Rate, 연평균성장률) 78% 수준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10년 당시, 8억5천만 달러에서 5년 사이 150억 달러로 17.6배 성장했으며, 2025년에는 3천350억 달러로 10년 사이 약 2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공유경제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 중이며 아시아 지역 최대시장인 중국의 경우 최근 정부의 지원으로 공유경제 시장이 CAGR 40% 수준으로 빠르게 유럽을 따라잡고 있다.
국내 공유경제 시장은 연간 GDP의 0.005%(2017년 5월 기준, 한국은행 추정)에 불과해 아직 걸음마 단계다. 그러나 최근 ICT 인프라의 발달로, 공간‧교통‧숙박‧금융‧재능 등 5개 분야에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소유’에서 ‘사용’가치로…새로운 공유오피스 시장의 도래
특히 국내의 경우, 공유경제는 도시 기반의 ‘공유 오피스’ 시장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에는 2000년대 초반 ‘비즈니스센터’라는 명칭으로 빌딩 전체 또는 일부를 장기 임차해서 개인이나 업체에 재임대해 독립된 사무 공간과 가구, 우편, 회의실, 비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협업 공간’(Co-Working)이 등장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공유오피스의 저변이 약해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전통적 임대 시장의 오피스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밀레니얼 세대가 중심인 10인 이하 스타트업 및 1인기업의 증가, △저비용 오피스 이용 수요 확대, △커뮤니티 형성을 통한 네트워크 창출의 ‘코워킹(Co-Working) 스페이스’개념이 확산되면서 재주목 받고 있다.
공유오피스 전문 매거진 ‘Deskmag’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 세계 공유 오피스 업체는 1만 1천300개로 전년 대비 30% 늘었다. 이용자 수도 2015년 51만 명에서 2016년 83만 5천 명으로 약 30만 명이상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KT가 발표한 ‘Normal Scenario’에 따르면,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 규모가 현재 600억 원에서 향후 연간 63%씩의 고성장이 전망되면서 2022년까지 7천7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내 공유오피스의 건물들은 대부분 공실률을 1%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공유오피스 시장에도 명과 암이 존재한다.
수용 인원 확보에 따른 비용부담 증가, 임대차 계약에 의한 이용 제약, 공간 공유에 의한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이슈가 생기고 있다. 또 스타트업이나 1인 창업자가 증가추세에 있지만 글로벌 수준과 비교해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과 국내 기업들이 아직도 폐쇄적인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이 성장 제약의 요소로 꼽힌다.
또 2016년 8월 대표적 외국계 공유오피스 기업인 ‘WeWork’와 ‘Spaces’, ‘Regus’ 등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아주그룹, 현대카드 및 ‘Fastfive’와 같은 국내 토종 공유오피스 기업들과 대기업들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이호현 KT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공유경제 본연의 목적에 맞게 경제적 이윤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위해선 국내기업만의 차별화 전략과 새로운 시장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