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 승차 공유 플랫폼을 운영하는 우버(Uber)는 소비자들의 사용 기록을 토대로 우버에 등록된 운전자들에게 언제, 어디로 가야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는지 정보를 제공한다. 승객이 많을 지역을 운전사가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실수요를 예측함으로써 교통 서비스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부가가치를 창출 중이다.
#. 일본 기린맥주는 식품생산에 인공지능을 도입해 맥주 맛이나 향, 색깔, 알코올 도수 조정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력 10년 이상의 숙련된 장인의 손길에 의지하던 양조나 발효공정을 인공지능이 대체할 예정으로, 지난 20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기초로 관리자가 맥주의 색이나 알코올 도수를 결정하면 필요한 원료나 온도 등을 계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처럼 의료 및 헬스케어에서부터 제조, 물류, 마케팅, 자율주행, 전문서비스까지 AI와 관련된 산업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기술수준은 주요 선진국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에서도 4차 산업혁명 대표기술인 AI(인공지능)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바람이 거세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우리 기업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지·인공지능 시스템 시장규모는 2016년 80억 달러에서 2020년 4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의 인공지능 산업 규모도 2016년 5.4조 원에서 2020년 11.1조 원으로 연평균 19.7% 성장하는 등 급격하게 팽창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술수준은 일본과 미국 등을 밑돌고 있다. 우리의 인공지능 기술수준은 미국(100 기준, 2016년)의 73.9로, 2.2년의 기술격차가 있다. 중국과 비슷한 기술 수준(71.8)이다.
최근들어 국내 기업들이 생산, 마케팅, 유통 등에 대한 의사결정에 AI를 도입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변화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
AI를 활용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은 경영자의 경험과 직관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방식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데이터의 축적과 활용이 제품 기술력 못지않게 중요해지면서 자금 등 경영자원이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있다. 또한 고객의 개별 니즈를 반영한 맞춤형 마케팅과 서비스도 AI기술을 통해 시현되고 있다.
의료 및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이 각종 의료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개인별 치료방법 제안과 함께 의료진의 진단을 보좌하고 있으며 개인별 발병확률과 건강관리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제조 분야에서는 머신러닝 기법으로 수많은 불량 사례를 학습하며 불량률 감소 및 품질 제고가 가능한 단계까지 왔다. 물류산업의 경우 인공지능이 특정시점과 특정구역의 혼잡을 미리 파악해 최적경로를 제시해주고 있다.
마케팅 분야는 개인별 행동패턴 축적, 이를 분석해 1대1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활용되고 있으며, 법률, 금융, 교육 등 전문분야에서도 사람이 분석할 자료의 가공과 정리시간을 단축해주고 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단순한 자율 운송단계를 넘어 자동차 자체가 비즈니스 플랫폼이 되는 모빌리티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의 심혜정 수석연구원은 “우리는 AI분야에서 주요 선진국과 달리 범정부적 마스터플랜을 갖고 있지 않아 대규모 AI 프로젝트가 수행이 힘들고, 인력양성과 전문연구센터 설립 등에서도 초보 단계에 머물고 있다”면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고 기술력을 제고하기 위한 산업기반 확충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