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셀·모듈에 ’세이프가드‘를 부과하려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의 권고안을 지난달 22일 최종 승인한 바 있다. 이에 국내 글로벌 전자제품 기업인 삼성과 LG 의 세탁기 생산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세탁기, 세탁바구니 등 완제품과 주요 부품에 대해 오는 7일부터 3년간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관세가 현재 1%에서 최대 40~50%로 상승한다. 완제품은 120만대를 기준으로 1%대인 관세가 1년차에 20%, 2년차 18%, 3년차 16%로 상승한다. 쿼터 초과 시 1년차에 50%, 2년차 45%, 3년차 40%의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부품은 1년차 5만개, 2년차 7만개, 3년차 9만개를 기준으로 이를 초과 시 완제품과 동일한 관세를 부과한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수출국을 타겟으로 하지 않고 모든 수출국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그러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국인 캐나다는 제외되지만 미국 산업에 피해를 준 것으로 판단되는 멕시코와 한미FTA 체결국, 한국은 포함된다.
이에 정부는 미국 측에 양자협의 개최를 요청했으며 WTO에 한미세탁기 분쟁과 관련, 미국에 대한 양허정지 승인을 요청했다. WTO가 양허정지를 승인할 경우, 정부는 미국산 제품에 7천600억 원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현재 미국 대형 가정용 세탁기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31%, 1위 업체인 ‘월풀’의 시장점유율은 38%에 육박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대형 세탁기 판매량은 연 240만대 이상이며 매출은 2016년 기준 10억6천만 달러 규모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의 세탁기는 전량 해외생산, LG전자는 미국 판매량의 약 20%를 국내 생산하며 나머지는 베트남, 태국 등에서 생산된다. 한국의 직접적인 대미 수출액은 2016년 기준 1억3천만 달러에 달한다.
향후 제품 가격이 약 20% 인상되면서 판매량 감소로 최대 가전시장인 미국에서 국내기업의 입지가 약화될 전망이다. 국내기업 자율관세할당 기준은 120만 대로 가격인상에 따라 판매량이 최대 50% 감소할 수 있다. 부품 협력사들도 매출과 수익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국내 생산 제품들은 세이프가드 조치에 포함, 대미 수출이 감소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현지공장 조기 안정화와 9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 강화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생산기반을 구축하는 단계로 2018년 1분기 LG전자는 2018년 하반기, 공장 가동 시점을 앞당길 계획이다. 양사는 2020년까지 각각 연 백만 대를 생산할 계획이나 부품에도 관세가 부과되면서 생산원가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미국의 보호주의 움직임이 타 제품으로 확대되고 있어 정부와 기업의 다각적 대응방안 모색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