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200만 근로자가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산업단지가 최근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바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다.
과거 산업단지는 저렴한 부지에 대규모 산업시설용지를 공급해 가격경쟁력 확보에 기여했다면, 사람과 지식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는 지식경제하에서는 고숙련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정주환경 확보가 산업단지의 필수적 조건으로 꼽힌다.
일터 환경이 청년고용을 크게 좌우하기도 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2014) 조사에 따르면 산업단지 입주기업의 25.1%가 생산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청년층의 산업단지 취직 기피요인은 산단주변 열악한 생활여건 때문이다.
일과 삶의 균형, 중소기업 고용난 해소, 청년취업 활성화 등을 위해 산업단지 정주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토정책 Brief는 최근 정주환경 평가결과, 산업단지 대다수는 생활권 내 교육, 의료, 상업시설 접근이 어렵고, 특히 100여 개 산업단지는 30㎞ 내 접근 가능한 배후 도시가 부재하다고 했다. 형마트(8.7㎞), 초등학교(9.3㎞), 영화관(24.8㎞) 등 주요 정주시설은 산업단지에서 먼 위치에 있다.
종사자 가구의 생활 반경은 배후 도시권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주거지의 선호 위치 및 형태는 가족구성과 자녀 연령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 60% 이상 근로자가 30분 이내 거리 배후 도시에 거주하며 교육·상업여건을 이용하고 있으나, 배후 도시권이 부재한 산업단지에서는 원거리 통근자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산업단지 종사자 가구의 삶의 패턴과 이용 수요를 고려한 정주환경 공급 방안 마련이 돼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산업단지 정주환경 개선을 위해 12개 미니복합타운을 지정했다. 미니복합타운은 산업단지 밀집지역에 복합적인 생활인프라 시설을 공급하는 소규모 단지개발 사업이다. 지난 2012년 2월, 국토교통부는 12개 미니복합타운을 지정해 배후에 위치한 44개 산업단지(개발예정지 포함)의 고용계획인구 10만 6천 명의 정주환경 지원을 계획한 바 있다.
미니복합타운 지정 사례 중 절반 이상은 사실상 추진이 중단된 상태다. 수요확보의 불확실성과 낮은 사업성 탓에 민간사업자 선정 절차가 지연되거나 중단된 것이다. 미니복합타운은 일반적인 산업단지 개발에 비해 규모가 작아 진입도로 등 인프라 비용이 전체 사업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마땅한 재정보조 수단도 없다.
배후산단 개발이 지연되거나 주변지역 신규 주택개발의 영향으로 사업성이 악화된 경우도 있다. 사업이 추진된 제천미니복합타운도 2017년 말 기준 약 32%의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어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접근성 강화를 통해 산업단지와 배후 중소도시의 상생을 유도하면서 배후 도시기반이 부재한 산업단지에 기본적인 수준의 생활기반시설 공급지원과, 산업단지통합개발지침을 개정해 역내 도시권 맥락에서 정주시설 공급전략 설계를 유도해야 한다"며 "지역 내 권역별 거점 산업단지를 지정해 고차 정주기능을 집적하고, 거점도시와 소규모 산단 간 접근성 및 기능적 연계를 강화하는 구상을 산업단지 개발계획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입주기업 종사자들이 산업단지 내에서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편의시설의 경우 공공이 주도해 일정수준 인프라를 충족시키는 노력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