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독일 디젤차, 국내 배터리 업체 ‘미소’
유진투자증권 “독일 현지에서 국내 배터리업체들 위상 확고해”
[산업일보]
독일 연방행정법원이 세계 최초로 디젤차에 대해 시와 주 등 지자체 당국이 운행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디젤차로 인한 질소산화물이 대기오염의 주범임을 공식화한 것으로 향후 동일한 대기오염을 겪고 있는 유럽 주요 국가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프랑스와 영국은 이미 2040년부터 디젤차의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한 상태이고, 로마는 2024년, 파리도 2024년부터 디젤차의 시내 진입 금지를 확정한 상태이다.
이번 결정으로 당장 모든 디젤차들이 운행 정지가 되지는 않지만 약 900~1천 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로5 이하의 낡은 디젤차들은 대기오염 악화 시 언제던 운행이 중지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이와 동일한 소송이 유럽 각국의 주요 도시로 확산될 조짐이어서 유럽에서의 디젤차의 종말은 현실화되고 있다.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의 2017년 승용차 판매대수는 344만 대였고, 이 중 디젤차 판매는 134만 대로 2016년의 154만 대 보다는 13% 감소했지만 여전히 39%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17년 독일의 전기차 판매대수는 5만3천 대로 2016년 대비 95% 급증했지만 여전히 디젤차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언제든지 운행정지 명령을 받을 수 있는 900만 대 이상의 유로5이하의 디젤차들도 전기차로 전환될 수 있는 잠재수요군들이다.
디젤차의 중고차 시세가 이번 판결로 하락세가 가팔라질 것이 확실해 신차 구매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2017년 EU의 디젤차 판매 비중은 44%로 지난 7년내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하향세이다.
하지만 여전히 연간 약 290만 대에 달하는 거대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디젤차 시장이 향후에는 상당부분이 전기차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의 한병화 연구원은 “국내 주요 배터리업체들의 독일 등 유럽시장내의 위상은 확고하다”며, “독일 완성차 3사는 물론 르노, 재규어, 랜드로버 등 주요 브랜드의 배터리를 국내업체들이 공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8년 1월 독일의 전기차 판매를 브랜드별로 보면, 1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07% 급증했고, 판매량 상위 5개 브랜드(스마트 포투, e-Golf, 기아 소울, BMW i3, 르노 Zoe) 모두가 대한민국 배터리를 장착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배터리 제조원이 확인되지 않은 브랜드를 제외하더라도 독일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약 80~90%가 대한민국 배터리 3사에 의해 점유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 유럽 전역으로 확대해도 이러한 추세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디젤차로 인한 유럽의 대기오염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고, 전기차의 수요는 비례해 증가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성장에 유리한 국면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전자, 반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