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발목잡는 낡은 연구개발(R&D) 규제, 과감 개편
#. A대학 B교수는 5월말 연차평가를 맞아 현재 진행 중인 연구를 한번 정리해 IF(논문 영향지수)가 비교적 낮은 저널에 일단 투고하기로 했다. 올해 7월 정도까지 연구를 계속 진행한다면 현재보다 더 유명한 저널에 논문 투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연차평가 시 제출할 성과가 없어 논문을 나눠 내기로 했다.
#. C기업은 ‘000’ 개발을 목표로 정부 R&D 과제를 3년째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해외 D기업으로부터 유사한 제품 출시 소식이 들려왔다. C기업은 당초 과제 종료를 2년 남겨두고 있었으나 개발을 계속하더라도 2년의 시간과 연구원 인건비만 낭비될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에 해당 E전문기관에 연구 중단을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지원받은 연구비를 모두 반납해야 연구중단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8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찾아 KISTORIUM(KIST 역사관)을 방문하고, ‘제3차 규제혁파를 위한 현장대화’를 주재했다.
이날 현장대화에서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자 중심의 연구개발 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연구자, 기업인, 전문가들로부터 연구개발(R&D) 분야 애로 및 건의사항 등을 청취하고 '혁신성장을 위한 국가 R&D 분야 규제혁파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총리는 먼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연구업적관과 기획전시관을 방문해 연구업적과 최신 연구성과를 들었다. 이어 녹색형광물질을 활용해 포유동물의 신경세포 간 연결망(시냅스)을 3차원으로 시각화하는 3D 뇌연결망 홀로그램과 IT 기술과 접목해 한국인의 유전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나이 변환 3D 몽타주 생성기술 모습을 참관하기도 했다.
과기정통부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준비한 '혁신성장을 위한 국가 R&D 분야 규제혁파 방안'을 발표했는데 ‘과기정통부 R&D 프로세스 혁신방안’과 과학기술혁신본부에서 ‘연구제도혁신기획단’을 통해 수렴한 연구현장의 의견을 토대로 국가 R&D 전주기에 걸친 과다한 규제 개선과 부처별 산재된 R&D 규정에 대한 정비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방안은 혁신성장의 핵심동력인 국가 R&D 분야의 체질개선과 혁신을 위해서는 주요 전략분야 패키지 투자 등 혁신생태계 정비 뿐 만이 아니라, 실제 연구현장에서 연구자가 혁신의 주체로써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시스템 혁신도 병행해 추진돼야 한다는 인식 하에 마련된 것이다.
정부는 이날 현장대화에서 건의된 내용을 포함해 향후 추가적인 의견 수렴과 과제 발굴을 거쳐 연구몰입과 혁신성장을 위한 「(가칭)국가연구개발특별법」 입법을 추진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