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우리나라 대기업이 연구개발투자를 주도하고 있으나 연구개발 집약도가 낮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산업연구원이 22일 발표한 보고서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연구개발투자 국제비교와 시사점(전자 및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선진국과 비교해 연구개발투자 규모의 차이가 크고, 대규모로 투자하는 기업들의 수는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수의 대기업이 연구개발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등 연구개발 구조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구개발 투자는 지난 5년간(2010~2015년) 연평균 7% 이상 성장하여 OECD 34개국 중 연구개발투자 총액 4위, GDP 대비 연구개발투자 비중 2위로 상위권에 올랐다.
그러나 연구개발투자 대비 기술수출액 비중은 28위, 연구원 1인당 SCI 논문 수 및 인용도는 33위로 성과부분에서는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U집행위원회가 발간하는 연구개발투자 스코어보드에 등재된 한국기업은 2016년 70개로 미국 822개, 중국 376개, 일본 365개, 독일 134개에 비해 매우 적으며 특히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의 투자 비중이 62.7%에 달하고 있어 소수의 대기업에만 연구개발 활동이 편중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전자산업은 미국과 중국의 경우 중소‧벤처기업이 활발한 연구개발 투자를 하고 있지만 한국은 일부 대기업에 편중돼 있고 연구개발 성과 또한 낮다고 주장했다.
기업 규모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대기업 92.7%, 중소기업 2.8%, 벤처기업 4.5%로 분포돼 있다. 이는 사업체수 비중이 대기업 2.6%, 중소기업 98.3%임을 감안했을 때 소수의 대기업이 연구개발투자를 맡고 있어 양극화 현상이 매우 뚜렷한 상황이다.
연구개발 집약도는 8.5%로 다른 나라 평균이 14.1%인 것과 비교해 차이가 크며, 27.5%인 미국의 1/3 수준이다.
연구개발투자가 세계 4위지만 등재된 기업 수는 13개에 불과하며, 지금과 같이 낮은 연구개발 집약도를 보인다면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강화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것이 연구원 측의 입장이다.
이 보고서는 자동차 산업 역시 주요 생산국인 독일‧일본‧미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고 전기동력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를 맞아 IT기업과 부품업체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음에도 부품업체의 투자 규모와 연구개발 집약도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구개발 투자 금액은 2015년 현재 6조4천729억 원으로 전체 연구개발 투자금액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의 연구개발투자 규모는 한국의 10배를 넘고 일본, 미국, 프랑스, 중국 등 비교국가 중 우리나라가 가장 낮은 투자규모를 보인다.
연구개발 집약도는 2.8%로 자동차산업 평균인 4.5%에 한참 못 미치고, 6.2%인 독일의 반도 안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 보고서는 대개의 선진국들은 자동차와 전자기업 간 전략적 기술제휴와 기술 인수를 통해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와 디지털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고 언급했다.
산업연구원 맹지은 연구원은 “세계 연구개발 투자 스코어보드에 등재된 한국기업 수가 감소해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 된다”며 “산업전반에서 많은 기업들이 연구개발 활동으로 역량을 키우고 기존 기술을 뛰어넘는 개선책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