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최근 경기 흐름에 불확실성이 내재돼 있어 향후 경기 상승의 모멘텀보다 하강 리스크가 더 많아 보인다는 전망과 함께, 올해 하반기 국내 경제에서 쟁점으로 부상할 만한 이슈 및 대응 방안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2018년 하반기 경제 이슈’를 주제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크게 7가지 이슈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경기의 다운사이클 논쟁이다. 공급 주도에서 수요(소득) 주도로 경제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이후 정책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경기 흐름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경제성장률은 큰 폭의 등락을 보여 경기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고용 부문의 심각한 둔화와 비관적으로 판단하는 경제 주체들의 증가 및 경기 수축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등을 고려할 때 향후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인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수 기반의 균열이 우려되는 가운데, 가계대출 확대, 대출금리 인상에 따르는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 고용시장 위축 가능성 등으로 가계의 소비여력 축소 여부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4분기 이후 국내 경제성장률에서 민간소비의 기여도가 꾸준히 증가해 민간소비가 최근 경기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나, 소비자심리지수가 2017년 4분기 이후 둔화세로 돌아서면서 향후 수비 확대 지속 여부가 우려된다. 이와 함께, 올해 들어 신규취업자수가 급감하는 등 고용시장 악화로 향후 가계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가계부채 규모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는 가운데 시장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의 원리금상환액 부담 증가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수출의 양극화와 취약성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수출의 과도한 반도체 수출 의존, 신흥국 경기 불안, 보호무역주의 움직임 등 내부 불균형 요인과 동시에 외부 충격에 취약한 문제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수출 구조가 지나치게 반도체에 편중돼 있어, 향후 전체 수출 경기 역시 반도체 산업의 향방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과정에서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등 취약 신흥국을 중심으로 경제 위기 우려가 불거지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상황에서 중국의 대미국 무역흑자 축소, 지식재산권 침해 해소 등 큰 틀의 합의는 이뤄졌지만 구체적인 방안에서 여전히 이견이 존재하는 상태다.
한편, 고용시장의 동상이몽(同床異夢)도 불거질 전망이다. 최근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 명대 초반 수준으로 급감한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 강화에도 불구하고 고용비용 증가, 산업 구조조정 등 악화 요인이 혼재해 있어 고용시장 개선이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실업률은 4%대 전후, 고용률은 60% 전후로 기존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 4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전년 동기 대비 12만3천 명으로 3개월 연속 10만 명대 초반 수준을 기록하며 고용시장 악화를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청년 일자리 추경 집행 및 중국인 관광객 수 회복 등 고용시장 개선 요인이 일부 존재하기는 하지만,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제조업 고용 위축, 건설 경기 둔화에 따른 건설부문 취업자 수 증가폭 축소 등 고용시장 악화 요인도 산재해 있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달러화 방향성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달러화 향방도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양호한 미국 경제 흐름을 바탕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3%를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 국채 금리가 3%를 넘어서면서 올해 미국 정책 금리 4회 인상 가능성이 40%를 넘었다. 이로 인해 최근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로 주요국과 금리차가 확대되는 등 달러 강세 지속 요인과 함께 약달러 선호,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향후 달러 약세 요인도 상존하고 있어 달러의 향방을 좀체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가 하면, 신흥국의 위기설이 다시금 돌고 있다. 대외 리스크에 노출된 신흥국의 위기 점검 결과, 6개 국가가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고 특히,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위험이 증가하면서 통화가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통화정책 긴축,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특히 신흥국을 중심으로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시점에서 신흥국의 위기발생 가능성을 점검한 결과, 재정수지, 정부부채가 신흥국을 취약하게 만드는 주요 위기 지표로 나타났으며 고위험군에 속하는 국가의 수는 6개로 지난 2016년과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특히, 고위험군에 속한 국가 중에서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위험도가 2016년보다 악화돼 이 두 국가를 중심으로 신흥국 위기설이 재부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제 유가의 스텝업(step-up)이 주목된다.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향후 국제 원유 시장에서 원유에 대한 초과수요가 예상돼, 국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으로 5월 국제 유가가 배럴 당 70달러대에 진입하는 등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향후 원유 시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 등으로 원유 소비가 증가하는 동시에 OPEC 감산 합의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에서 생산이 증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공급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제 원유 수급은 지난해 이후부터 초과공급에서 초과수요로 전환됐다. 이에, 글로벌 경기 회복세,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초과수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유가 상승 요인이 하락 요인보다 우세해 향후 국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주요 이슈들에 대응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경기 판단에 얽매이기보다 경기 활성화 정책 시행 및 경제 구조 개혁 노력을 지속해야 하며, 국내 경기 개선세를 이어가기 위해 적극적인 고용시장 정책 확대, 금리인상 충격 완화 등을 통해 가계소비 위축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수출품목의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수요가 늘고 있는 신흥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기업의 투자 확대를 유도해 경제 전반의 고용 창출력 회복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등에 따르는 글로벌 경제 및 금융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위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신흥국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위험 발생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끝으로, 국제 유가 상승에 대비한 모니터링 및 리스크 헷징 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유가 충격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