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지난 6월 열린 OPEC 총회에서 18개월간 유지된 감산 정책을 정산 정책으로 전환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증산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는 OPEC 총회 이전에 나타났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18개월간 이어진 감산 시대가 종료돼 증산이 결정돼도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올 하반기 세계 경기는 전반적으로 확장세를 이어가며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전망기관들에 따르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2017년보다 2018년에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원유 공급이 증가하고 있지만, OPEC의 증산 규모가 다소 미미한 점과 일부 산유국의 정정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점 등의 요인으로 단기적으로 공급 확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원유 공급 이슈는 중장기적인 유가 하락 압력이다. 올해 하반기에 국한해 보면, OPEC이 결정한 원유 증산 규모는 지금까지 18개월간 유지된 일일 180만 배럴 감산 규모의 1/2~1/3 수준인 일일 60~100만 배럴에 불과하다.
또한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에 따른 이란산 원유 공급 차질 및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제한 등의 요인으로 원유 공급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최근 5년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의 원유 재고 및 원유 저장공간의 여유는 유가를 상승시킬 수 있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지속된 OPEC의 감산 정책 및 세계의 원유 소비 확대로 원유 재고가 감소해 2015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최대의 원유 소비와 생산을 보이는 미국의 원유 저장공간은 아직 절반 정도 여유가 있어 재고 및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다.
향후 예상되는 미 달러화 강세는 국제 유가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기는 확장세를 유지하고 기준금리는 꾸준히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혹은 미국과 다른 선진국간의 무역갈등이 심해질 경우 미국과 대립하는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절하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미 달러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절상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이전보다 적은 달러로 이전과 동일한 원유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국제 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국제 유가와 유사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국내 물가 흐름을 고려하면 향후 유가가 상승하고 국내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한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가 상승이 국내 소비자 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추정한 결과, 2018년 하반기 6개월간 국제 물가가 월평균 1~5%씩 상승할 경우 동기간 국내 소비자 물가는 0.1~0.4%의 상승 압력이 발생했다. 올해 1~5개월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월평균 1.4%임을 감안하면 하반기에 발생할 수 있는 0.1~0.4%의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은 적지 않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국제 원유 시장에서 수요 확대 지속, 공급의 단기적 축소 가능, 재고 확대 가능 등의 유가 상승 압력이 달러화 강세의 유가 하락 압력보다 우세한 것으로 판단돼 당분간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경제의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 유가 상승의 부정적인 영향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가 상승폭 확대가 국내 실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또한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가 국내 원유 수습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헷징 전략이 필요하다”며 “기업은 유가 상승에 따르는 생산 비용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 생산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에너지 절감형 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 에너지 요소를 제고하고 비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