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미국의 232조에 이어 EU도 철강 세이프가드(쿼터 및 초과분에 25% 관세)를 발동하기로 했다. 전세계 수급에서 수출로 해소돼야 하는 물량이 주요 지역의 철강가격을 교란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철강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저해하고 있다.
미국에 대한 보복조치의 성격도 있으나 미국의 철강수입규제로 자국의 철강수입(특히 아시아산)이 증가하고 있다는 명분을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를 넘어서 전문가들은 다양한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 세이프가드와 같은 전면적인 규제는 오히려 철강가격 상승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232조 조치로 미국의 열연가격은 연초 톤당 710달러에서7월 현재 1천13달러로 각각 42% 급등했다. EU 또한 같은 기간 570달러에서 7월 현재 849달러로 48% 급등했고 중국은 575달러에서 615달러로 상승했다.
시장의 우려대로라면 미국으로의 수출이 막혀서 그 외 지역 철강가격은 약세를 보여야 하지만 오히려 미국의 232조가 전 세계 철강가격 상승 견인에 일조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참고로 2002년 미국, EU, 중국의 철강 세이프가드가 발동됐을 때에도 지금과 같은 우려가 있었으나 ‘철강가격 상승’이라는 결과는 지금과 같았다.
한국은 미국향 수출에 대해서는 수출 물량 제한(쿼터제)을 받게 되고 실제로는 강관업체들에게 영향이 있다. 2017년 미국향 강관 수출 물량은 2017년 211만 톤이었으나 올해부터 쿼터가 적용되면 약 102만 톤(OCTG 약 47만 톤)으로 109만 톤 감소하게 되고 강관을 제외한 철강재는 2017년 145만 톤에서 쿼터는163만 톤으로 오히려 18만 톤 증가한다.
또한, 미국의 232조로 미국의 철강 수입량은 감소했지만 생각만큼 큰 폭은 아니다. 4월과 5월 합산수입량은 지난해 대비 -3%, 5월 누계 전년 대비 -3%, 물량은 각각 16만 톤, 40만 톤 감소에 그쳤다.
이는 미국의 철강가격과 그 외 지역의 가격차이가 크게 확대돼 25% 관세가 큰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미국의 수요가들이 232조를 반대하는 의견과 같은 맥락이다. 한편, 동기간 EU의수입량은 각각 +5%, +7%, 물량은 각각 27만 톤, 83만 톤 증가했다.
2017년 EU의 철강수요는 1억5천861만 톤, 수입 2천611만 톤, 수출 2천291만 톤으로 수입산 점유율은 16%, 순수입은 320만 톤에 불과하다. 국가별 수입은 인도와 터키가 375만 톤으로 가장 많고 중국 344만 톤, 한국313만 톤, 러시아, 우크라이나 순서이다.
한국의 EU향 수출량은 2017년 기준 330만 톤(비중은 수출의 10%)으로 미국향 물량 356만 톤과 비슷하나 판재가 290만 톤으로 87%를 차지한다. 품목별로는 아연도강판이 71만 톤으로 가장 많고 열연 58만 톤, 냉연 56만 톤, (중)후판 43만 톤, 칼라강판 29만 톤, 강관9만 톤 순서이다.
현대차증권의 박현욱 연구원은 “EU는 과거 수출 실적을 기준으로 쿼터를 정하고 초과할 시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철강 세이프 가드 발동을 했다”며, “주요 국가들의 열연가격을 비교해보면 한국 670달러, 중국 600달러, 미국 1천13달러, EU 849달러로 한국과 중국이EU 수출에25%의 관세를 부담하여도 수출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