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EU는 19일부터 예고했던 철강 세이프가드 잠정 조치를 실시함. EU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로 미국을 향하던 수출 물량이 역내로 유입되는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23개 제품군에 대해 기존 수입 물량(2015~17년 평균)을 쿼터로 정해 이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의 관세 및 쿼터와 달리 EU의 조치는 국가별이 아닌 글로벌 쿼터임. EU로 유입되는 총 수입 물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무관세 쿼터 물량이 선착순(First come first serve basis)으로 배정된다고 할 수 있다.
2017년 한국의 EU향 수출은 3천488만 톤으로 전체 수출의 11%를 차지했다(미국향 수출 11.2%). EU향 수출의 제품 구성은 냉연강판 16%, 아연도강판 21%, 자동차용강판(GA) 8%, 열연강판 17% 등으로 판재류 위주(비중 83.2%)로 57%가 강관인 미국향 수출과 차이가 있다.
따라서 판재류 수출업체인 POSCO와 현대제철의 비중이 크며 이들의 연간 출하에서 EU향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 내외로 파악된다.
국내 철강사들의 EU향 수출이 대부분 자동차와 가전 등 실수요향이라는 점에서 출하량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국가별 쿼터가 아닌 글로벌 쿼터이기 때문에 수출 물량 가운데 어느 정도가 무관세 적용을 받게 될지는 불확실성이 있다.
미국의 경우 철강 수입 규제는 곧장 내수 단가 급등으로 이어짐. 쿼터가 아닌 관세 부과 적용을 받은 국가의 경우 관세를 내고도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이번 EU의 조치가 현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수출업체들의 실질적 타격은 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방민진 연구원은 “연초부터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철강산업에 대한 센티멘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강관을 제외한 제품군에서 아직 실질적 타격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물론 보호무역주의가 한국 철강재의 주력 수출 지역인 동남아와 일본 등으로의 확산 가능성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방 연구원은 “중국 철강 선물가격은 최근 1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전일에도 SHFE 철근 +0.6%)하고 있고 이의 배경인 중국의 철강 공급 통제 노력은 하반기 보다 심화될 전망”이라며, “무역 분쟁 중인 중국은 내수 경기 방어를 위해 최근 지준율 인하와 신규 대출 증가를 용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반기 디레버리징 기조 완화에 따라 인프라 투자 모멘텀의 회복 가능성도 열어두는 것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철강산업의 센티멘트가 위축된 시점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