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는 수출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출산업 발전 및 경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한국은 2016년 기준 전 세계 219개국으로 총 4천737개의 품목을 수출할만큼 다변화된 수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지만 이는 국가 단위의 지표로서 개별 기업들의 수출 다변화 정도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 개별 수출기업 기준으로 보면 다변화된 수출 시장 또는 품목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기업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절반 이상의 기업은 단 하나의 국가로만 수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의 국가로만 수출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영세 수출기업으로 그들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하지만 전체 수출기업의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1%에 달한다.
우리 수출기업 중 단일 국가로 수출하는 기업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나 글로벌 경제 충격에 대비한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단일국 수출기업의 현황과 수출성과 분석’에 따르면 1개 국가로만 수출하는 ‘단일국 수출기업’이 전체 수출기업의 50.3%로 나타났다.
미국 또는 중국으로만 수출하는 기업은 단일국 수출기업의 35.9%, 전체 수출기업 중에서는 18.1%를 차지했다. 수출업계 고용의 7.4%를 차지하는 규모다. 보고서는 '미국 또는 중국으로 수출이 편중된 기업들은 미·중 통상 갈등에 따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장치 부재로 직간접적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단일국 수출기업은 수출 다변화 기업에 비해 생존율(수출 지속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이후 수출을 시작한 기업을 대상으로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초기 수출대상국 수가 2개 이상인 기업들의 5년, 10년 생존율은 각각 45.2%, 33.4%로 단일국 수출기업 21.3%, 14.1% 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초기 수출대상국 수, 품목 수가 많을수록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수출 시작 단계부터 시장 다변화를 고려한 경영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단일국 수출기업을 제조 산업별로 보면 기타 기계 및 장비, 금속가공제품, 고무·플라스틱 제품 제조업 등에 종사하는 기업들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타 기계 및 장비 금속가공제품, 고무·플라스틱 제품 제조업 등 단일국 수출기업 중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산업은 기업 당 수출금액 및 고용 인원이 다른 주력 산업에 비해 낮은 영세기업의 비중이 높은 산업인 것으로 파악된다.
기타 기계 및 장비, 금속가공제품, 고무·플라스틱 제품 제조업 등은 의료·정밀·광학기기 및 시계 등과 더불어 지난 2006년부터 2016년 기간까지 단일국 수출기업 중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산업이기도 하다.
이러한 산업들의 단일국 수출기업 중 비중 증가는 해당 산업의 전체 수출기업 수 및 수출금액 비중 증가, 즉 해당 산업의 수출 저변 확대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전자부품, 컴퓨터 등 통신장비의 경우 통신장비의 부진으로 전체 수출 기업 수, 수출 금액 비중이 하락하며 단일국 수출기업 중 비중이 떨어졌다.
국제무역연구원 김건우 연구원은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될수록 수출 다변화를 통한 수출 안정화 효과는 높아진다”면서 “중소 규모의 신생 수출기업 대상 경영 멘토링, 해외시장 정보 제공, 바이어 네트워킹 활성화 등 정부 및 유관기관의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