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로는 ‘규제’가 신산업을 낳는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과 비닐류의 제품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지난여름부터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제한하는 규제를 시행해왔다.
정부 주도의 ‘규제’와 더불어 사회 곳곳에서 ‘必 환경’ 시대의 흐름에 맞춰 환경 보호를 위한 작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식품·외식 업계는 엄격한 규제로 인한 관련 산업 위축 등의 우려가 무색하게 재활용 빨대, 특수 뚜껑 등의 대체재를 적극 마련함으로써 인간과 환경이 공존할 수 있는 세상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데 앞장서고 있다.
● ‘플라스틱 빨대 OUT!’…‘必 환경’ 움직임 주도하는 카페들
특히 플라스틱 컵과 빨대 등 일회용품 사용량이 많은 카페에서의 ‘必 환경’을 향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지난 8월, A 카페도 국내 최초로 빨대가 필요 없는 뚜껑 ‘드링킹 리드’를 도입했다. 플라스틱 빨대 소비를 제한하고자 특수한 뚜껑을 빨대의 대체재로 고안해 낸 것이다.
S 카페는 ‘빨대 없는 매장’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지난 9월 플라스틱 빨대의 사용을 제한하고자 ‘종이 빨대’를 시범 도입해 지난달 26일에는 전국으로 확대했으며 최근 ‘드링킹리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흰색 종이가 돌돌 말려있는 형태의 빨대는 현재는 찬 음료에만 제공되고 있으며 매장 내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돼있기 때문에 테이크아웃을 할 경우에만 ‘드링킹리드’가 부착된 컵을 이용할 수 있다.
S 카페의 관계자에 따르면, 땅속에서 썩지 않는 ‘플라스틱’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를 빨대의 소재로 선택했지만, 시범 도입 단계에서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었다. 종이 빨대의 대중화를 위해 제작 단계에서 종이의 건조 방식을 변경하고 빨대의 내·외부를 모두 콩기름으로 코팅해 내구성을 높였다.
이처럼 환경 보호를 위해 기업 측에서 대체재를 마련해 직접 제공하기도 하지만, 환경 보호를 위한 소비자의 능동적인 움직임을 주도하기 위해 관련 캠페인과 이벤트를 진행하는 카페도 늘고 있다.
P 카페는 지난 10월까지 소비자의 일회용 컵 사용 제한을 돕는 ‘환경 사랑’ 캠페인을 진행했다. 다회용 컵을 지참해 음료를 구매한 고객에게는 ‘에코 스탬프’를 적립한 후 아메리카노 교환권을 제공하는 ‘에코 프로모션 이벤트’는 소비자가 주체가 되는 능동적인 참여를 통해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 “아직은 플라스틱 빨대가 그리워”…소비자 피드백 반영을 통한 대책 마련 필요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의 마음을 알아준 덕분일까. 머그컵·드링킹리드·종이 빨대와 같은 대체재 도입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차갑지만은 않다. 하지만 더 나은 환경 보호 방안으로 자리 잡기 위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많아 보인다.
11일 오후, 드링킹리드 뚜껑이 부착된 컵을 들고 여의도의 카페 A를 나서던 한 손님은 “사실 여성들의 경우 립스틱이 컵에 묻는 것을 방지하고자 빨대가 필요 없는 경우에도 빨대를 찾는 경우가 많다”라며 “환경을 보호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소비자의 특성과 편의도 함께 고려하기 위해 적절한 소통과 피드백 반영이 이뤄지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종이빨대 이용 경험이 있는 대학생 K 씨는 “S 카페에서 스무디를 시켰는데 종이 빨대를 제공 받았다. 2시간도 안 됐는데 빨대가 다 먹은 막대사탕의 막대처럼 불어 흐물거렸다”라며 “일반 커피를 마실 때는 괜찮지만 스무디나 프라푸치노 등 갈린 얼음이 들어간 음료의 경우에는 다른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최수린 기자 sr.cho@kid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