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지난 7월 15일에 발표된 6월 중국 고정자산투자와 산업생산 데이터는 철강 산업 입장에선 나쁘지 않았다. 역사적 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었던 조강 생산량은 오히려 전월 대비 감소했고 건설투자는 견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철강가격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2019년 6월 누계로 조강 생산량이 4천만 톤 증가했고 순수출은 250만 톤 감소했다. 5개 대표 강종에 한정된 수치이나 재고가 290만 톤 정도 늘어났다고 해도 공급 증가세를 고려하면 명목 수요는 크게 늘어난 셈이다.
따라서, 시간이 흐를수록 견조한 수요와 공급 감소세에 따른 철강 가격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나 당장 가격이 상승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고로 보인다.
중국 내 철강 재고가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 Steelhome에 따르면 7월 19일 기준 5개 대표 강종(열연, 냉연, 철근, 선재, 중후판)의 재고는 1천260만 톤 수준이다.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나 2015년 이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적다. 그러나 전년 동기와 비교해볼 경우 290만 톤 가량 재고가 늘어났다.
재고 레벨 자체가 1천500만 톤 수준에서 900~1천만 톤 수준으로 다운사이징 됐다고 본다면 최근 재고 레벨은 유통사나 제강사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수준일 수 있다.
재고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시점은 5월이었다. 상반기 누계로 10% 가량 증가한 공급을 건설 중심의 수요가 잘 받아주긴 했으나, 단기적인 시계열로 보면 5~7월 사이의 공급 증가세는 수요 증가세를 초과했다.
5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철강 재고는 급증하는 조강 생산량에 힘입어 7월 말 현재 지난해에 비해 30% 증가했다. 이렇게 쌓여있는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부터 철강 가격의 본격적인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재고는 9월 무렵부터 감소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공급 측면에서 6월부터 조강 생산량 감소가 나타났으며, 7, 8월에는 이 추세가 좀 더 지속돼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민사영 연구원은 “높아진 재고 레벨이 철강 가격을 추가적으로 하락시킬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며, “철광석 가격이 지속 상승하며 제강사들은 오히려 단가 인상에 대한 의지가 더 높고 철강 가격도 하락 추세를 이어가기보단 현재 수준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유통상 입장에서 가격의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 전망한다면 쌓여있는 재고를 낮은 가격에라도 소진해 재고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다. 재고가 잘 소진되지 않더라도 유통상들이 밀어내기 판매를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어느 정도 남아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이러한 기대감이 깨질 경우 철강 가격은 재고를 밀어내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하락이 나타날 수 있지만, 견조한 수요와 줄어드는 공급을 감안하면 가격 상승을 동반한 재고 소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