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계의 촉각이 바이든의 통상정책을 향해 곤두섰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인 ‘美 바이든 당선이 韓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바이든 당선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력 다섯 가지를 꼽았다.
대한상의 측은 ▲통상분야 美 동맹국 연대 요구(Bond with Allies) ▲유가 상승(Increase in Oil prices) ▲달러화 가치 하락(Dollar decline) ▲친환경산업 성장(Eco-friendly Grouwth) ▲대북전략 변화(North Korea Policy Change) 등 ‘BIDEN’의 철자를 기준으로 하는 다섯 가지 영향력을 제시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통상 마찰의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면 자연스레 글로벌 교역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혁 대한상의 자문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비록 자유무역 기조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지는 않더라도 국제무역 질서에 돌발변수가 발생할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국제 무역이 전반적으로 재활성화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바이든이 셰일오일 개발 규제 및 친환경 에너지 투자 확대를 내세운 만큼 단기적으로나마 국제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탄소 중립 프로젝트 본격 이행, 미국-이란 간 핵 협상 재개 등 원유 공급 증가를 촉발할 요소를 고려해, 중장기적으로는 유가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달러 유동성이 심화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적극적 경기부양책으로 이미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 내 달러가 과잉 공급됨에 따라 위안화를 포함한 아시아 및 신흥국 통화의 가치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바이든 정책 중 두드러지는 분야가 청정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인 만큼, 국내 풍력, 태양광 및 전기차 배터리 산업 등이 적잖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정부는 4년간 약 2조 달러를 청정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산업계에 보다 발 빠른 기후변화 대응이 요구될 것임도 함께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대북 정책에서의 전면적인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Top-down 방식의 직접협상을 벗어나, 실무 차원 논의 후 정상 간 최종 합의에 도달하는 Bottom-up 방식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같은 보고서에서 ‘바이든 당선에 따른 통상 불확실성 감소와 글로벌 교역량 증가 전망은 대외의존도가 큰 한국경제에 기회요인인 것은 맞지만, 유가와 환율의 향방은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이라며 ‘정부 및 기업은 미국의 정책기조 변화 및 거시·금융지표 추이를 면밀히 분석해 이에 맞는 대응전략을 사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