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지식재산대전’에는 끊임없는 고민과 실천을 통해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을 거듭해 온 현대의 발명가들이 총출동했다. 본보는 해당 전시회를 직접 찾아, 이들이 개척한 기술의 신대륙에 함께 발을 디뎌봤다.
3D스캐닝, 기계 수명 늘리는 ‘명의(名義)’
아무리 위대한 발명이라 할지라도, 빛을 발할 적절한 무대를 찾지 못한다면 결국 무용지물로 전락하기 마련이다. 유망한 아이디어를 지닌 기업을 향한 정부 측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어지는 이유다.
시제품 제작 전문 기업인 (주)아소르(Azor)는 공공기관 측과의 협력을 통해, 3D스캐닝 기술로 제조업 혁신에 일조하는 기회를 잡았다. 한국동서발전(주) 측에서 고안한 초기 아이디어에 아소르의 기술력이 결합해 만든 쾌거였다.
디자인, 가구 및 기타 시제품 제작 분야에서 장기간 3D프린팅 및 3D스캐닝 실무 경험을 축적해 온 아소르는 3D스캐닝을 제조 현장의 형상검사에 접목했다.
기존 설비운영관리 과정에서는 부품의 마모와 부식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줄자와 캘리퍼스, 두께측정기 등 원초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그렇다 보니, 표면이 고르지 못하거나 접촉이 불가한 위치의 부품은 측정의 정확도를 확보하기 힘들었다. 결과치가 수기로 관리되다 보니 나타나는 문제도 적지 않았다.
아소르는 본래 문화재 복원 등에서 활발히 사용돼 온 3D스캐닝 기술의 가능성을 설비운영관리의 현장으로 불러왔다.
아소르의 임수환 대표는 “신뢰성이 상당히 높은 설비에서 부품 마모로 고장이 발생하게 되면 막대한 손해가 일어나게 된다. 3D스캐닝 기술을 접목하면, 부품의 길이뿐만 아니라 면적, 중량, 미래 형상 변화까지 고차원적으로 파악이 가능하다. 혁신적인 시간 및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소르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기술과제를 넘어 현재는 예측을 통해 예방 정비 및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구현하고 있다”라고 말한 임수환 대표는 “3D 데이터의 꾸준한 확보를 통해 한 단계 더 자동화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다음 목표”라며 “기술 국산화를 이룬 기업의 차원을 넘어, 자체적으로도 막강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중소기업인 아소르의 기술이 제빛을 모두 발할 수 있었던 것은 공공기관 측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더욱 암담한 한 해를 보내온 기업을 돕기 위해 정부 측으로부터 수많은 자구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 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넘어, 코로나19가 지나간 후에도 스스로 우뚝 설 수 있는 ‘자생력’을 키우도록 협력과 상생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이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구제책이 아닐까.
한편, ‘발전소 부품용 3D 스캐닝 형상검사 방법’은 한국동서발전(주)의 기술 착안에 (주)아소르의 기술 구현으로 개발된 시스템으로, 두 기업 간 공동 특허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