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최근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주가가 이렇다 할 상승 모멘텀 없이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지난해 정책 발표 및 신재생에너지 시장 성장 기대감에 크게 올랐던 주가가 국내에서는 주요 정책 발표 지연 및 대형 글로벌 정책의 공백으로 기대감이 사그라들었고 금리 인상 트렌드가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맞물리며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태양광 산업에서는 폴리실리콘 가격 급등 이후에도 셀·모듈 가격이 예상만큼 오르지 않아 마진 스퀴즈 우려가 있기에, 제품 가격 정상화를 찾아 가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의 ‘주가는 Slow했으나, 아직 수요와 정책은 Steady’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 인상에 따라 프로젝트 투자 비용 부담이 커지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금리 인상이 밸류에이션 부담을 야기시키는 요인인 것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다만 금리 인상 부담이 실제 신재생에너지 수요 축소로 바로 이어지기에는 현재 여러 방어선들이 구축됐다는 판단이다. 우선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녹색채권, 그린펀드 등 친환경 투자를 위한 자금 조성이 활성화되며 실제 조달 금리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고, 각 국에서 탄소 중립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친환경 발전원에 세금 혜택 등 재정적인 지원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미 태양광, 풍력 등의 ‘전통적인’ 재생에너지 산업은 이미 전통적 발전원 대비 가격경쟁력의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과, 현재 석탄, 천연가스, 원유 등 기존 에너지원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실제로 원자재 상승세 및 운임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설치량 수요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태양광만 보더라도, 미국의 4월 태양광 셀 수입량은 전년동월대비 +69.4% 상승하며 역대 4월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 태양광은 모듈 가격이 올랐으나(올해 1월 0.333/W ▶ 6월 0.344/W, 이상 미국 기준), 조금 더 비교 시점을 넓혀본다면 현재의 모듈 완제품 가격은 엔드 유저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상황이 아니다(2020년 6월 평균 0.378/W).
BNEF는 올해 신규 태양광/풍력 설치량을 각 182GW(YoY +38GW), 86GW(YoY -10GW, 지난해 중·미 일회성 설치량 기인)로 전망한다.
한편, 글로벌 산업의 ‘저탄소전환’은 그 어느때보다 명확하다. 지난 해 발표됐던 정책들이 투자 및 이행 방안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연됐던 정책들이 순차적으로 발표되며 성장 기반을 다질 예정이다.
한화투자증권의 이재연 연구원은 “EU 집행위원회는 7월 14일 탄소거래제(ETS) 개정안,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초안 등 포괄적인 온실가스 감축 내용을 담은 Fit-for-55 Package를 발표할 예정인데, 무상 탄소배출 할당량 단계적 폐지와 같은 세부안을 통해 탄소 가격 및 배출 규제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발표는 예견돼 있었으나, 정책 내 보다 공격적인 세부적 시행안 도입과 정책을 마중물로 삼은 민간 탄소중립투자 가속화 기대감이 아직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