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 쏟아진 폭우, 곳곳 ‘침수’ 대중교통 이용 시민 큰 불편’, ‘여름 전력수급 ‘비상’, 산업시설 가동 증가 영향’, ‘계속되는 폭염, 냉방 시원치 않다면 ‘E5-XT’ 통해 손실 줄여’. 본보가 지난 2년간 여름에 보도한 기사 중 일부.
기계, 소부장, 인공지능,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다양한 산업을 다루는 언론에서 폭우나 폭염에 관한 기사를 찾을 수 있다. 기상이변이 단순한 날씨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화 속 산업이야기] 지구온난화로 기후변화 최전선 ‘북극’이 더워지면?](http://pimg.daara.co.kr/kidd/photo/2023/01/10/thumbs/thumb_520390_1673339257_97.png)
한반도에 쏟아진 지난해 여름 폭우, 북극 해빙과 연관 있다?
“현재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위도권에서 일어나는 기상이변은 북극해 해빙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북극에서 해답을 찾는 극지 과학자인 이유경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이 ‘사피엔스 스튜디오’ 유튜브 영상에서 한 말이다. 북극이 기후변화를 그 어느 곳보다 빠르게 감지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이 책임은 북극의 변화가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말했다.
그는 “북극의 얼음이 햇빛을 반사해 열 흡수를 줄이기에 지구의 에어컨이라고 할 수 있다”며, 북극의 얼음이 사라지면 북극에서 태양열을 더 많이 흡수해 북극 공기의 온도가 올라간다고 했다.
그 결과 북극과 중위도 사이의 기온 차이가 줄고 제트 기류가 약해져, “저기압 정체로 집중호우가 내리고, 고기압 정체로 폭염 또는 가뭄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유럽과 미국은 폭염, 가뭄, 산불 등에 시달렸다. 한반도는 장마전선 정체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
북극해 얼음이 녹아, 더 추운 겨울 경험한다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는 마이크로파 위성을 활용해 북극해를 덮고 있는 얼음의 면적을 1979년부터 매일 측정해왔다. 2020년 북극해 해빙의 면적은 382만㎢(제곱킬로미터)로, 1980년 754만㎢와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북극해 얼음이 사라지며, 바다에서 수증기 증발도 늘어났다. 습도가 높아져 눈이 이전보다 많이 내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이 책임은 “더 일찍 더 많이 눈에 덮인 시베리아는 더 추운 바람을 만들고,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는 더 추운 겨울과 폭설을 맞이하게 된다”고 했다.
북극해 해빙의 영향은 미국에서도 나타났다. 한겨울에 영상 5~10도를 유지하던 미국 텍사스는 지난해 겨울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눈 폭풍이 몰아쳐 발전소가 얼어붙었다. 수도관이 동파돼 사람들은 울타리, 정원수, 액자까지 가져다 땔감으로 사용했다.
이 책임은 “아프리카에서 수많은 기후 난민이 유럽으로 몰려들고 있고, 남미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멈추지 않고 있다”며 “이처럼 날씨의 변화는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화 속 산업이야기] 지구온난화로 기후변화 최전선 ‘북극’이 더워지면?](http://pimg.daara.co.kr/kidd/photo/2023/01/10/thumbs/thumb_520390_1673339265_100.png)
빙하기를 맞이할 수도 있는 유럽과 북미
기상이변으로 인한 변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해빙으로 늘어난 바닷물이 초래할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빙하기를 경험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린란드는 지난해 여름에 평년 기온보다 10도가 높았고, 3일 동안 총 180억 톤(t)에 달하는 빙하가 녹아내리기도 했다.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 720만 개를 채울 정도의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간 것이다.
이 책임은 흔히 햇빛과 바람이 날씨를 결정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바다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했다. 거대한 해류가 엄청난 에너지를 품고 이동하면서, 날씨를 좌지우지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린란드 빙하가 녹은 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바닷물이 싱거워진다”면서 결과적으로 “대서양의 따뜻한 해류가 북극까지 가지 못하고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근처에서 바닥으로 가라앉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해당 지역의 수온은 낮아질 것이고 해류에서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한 대기의 온도 역시 떨어질 것”이라며 “유럽과 북미의 기온이 낮아지며 이 지역에 빙하기가 다시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