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orld Bank)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세계 평균 잠재 성장률이 2030년까지 연 2.2%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세계 경제의 ‘일본화(Japanization)’을 경고했다. 그러나 ‘일본화’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세계경제의 일본화 가능성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경제발전의 황금시대가 끝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구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 인구 감소, 노동 생산성 정체,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인한 투자 위축 등이 성장 저해의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시기별로 잠재성장률을 비교하면 2000년부터 2010년까지는 3.5%, 2011년부터 2021년까지는 2.6%,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는 2.2%로 성장률이 지속 둔화하고 있다.
성장률 둔화를 방치할 경우, 과거 경험이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쳐 실제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게 나타나는 이력효과(履歷效果)가 발생해 성장 잠재력이 훼손된다는 예상이다.
중국의 WTO 가입 이후 20여 년간 이어졌던 신흥국의 고성장이 한계에 도달하고, 인구구조와 정책여건이 불리하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성장이 둔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 일본과 같이 장기침체 국면에 빠지는 ‘일본화’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일본화’는 저성장과 함께 구조적으로 저물가·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는 현상이지만, 현재 전 세계는 고물가·고금리로 고통을 받고 있는 중이라며 ‘일본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일본화지수(Japanization Index)로 주요국의 ‘일본화’ 가능성을 살펴보면, 주요국 자산가격의 버블이 1990년대 일본에 비해 크지 않고, 정책당국이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므로 세계 경제의 ‘일본화’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비경제활동인구의 노동시장 진입이나 기술혁신 및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한 생산성의 획기적인 개선이 없을 경우, 세계 경제의 성장률 둔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고령친화산업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풍부한 노동인구, 낮은 임금 수준과 성장하는 소비시장 등을 앞세워 인도가 글로벌 기업의 거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