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재욱 씨(남, 37세)는 지난 5월 무인점포 창업에 도전했다.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보내고 있었지만, 앞으로 100세 시대, 한 가지에만 몰두하기보다 수입을 창출할 또 다른 일을 통해 자신의 범위를 넓혀가길 바랐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은 바로 ‘무인카페’다. 평소 커피 및 음료를 즐겨마시던 그는 본업과 함께 병행할 수 있는 일과 관심사를 종합해 상황에 맞는 최적의 창업 아이템을 선정했다.
무인점포 현주소는?
서울특별시 구로구 주택 상가 인근 도로가에 위치한 해당 무인카페는 매장 내 비치된 커피 머신을 활용해 음료 제조부터 픽업까지 셀프로 이용하게끔 구성됐다. 이재욱 씨는 매장에 상주해있지 않았지만 이용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했기 때문에 운영에 어려움은 없어 보였다.
그는 “디지털 소외계층을 고려해 음료 제조 과정에 직관성이 좋은 시스템을 택했다”라며 고객들이 무인시스템 이용에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직접적인 감시체계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탓에 고객이 매장 내 누워있거나, 카페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고 아무데나 버리는 등의 문제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택 상가 골목 가운데 위치해있는 무인 셀프 빨래방에는 마찬가지로 점주는 상주해있지 않았지만, 매장은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었다. 빨래방을 방문한 고객이 건조기를 돌리는 동안 대기석에 앉아 커피 한 잔의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두 매장 점주의 공통점은 별도의 본업이 있다는 점이었다. 이는 비대면 서비스 특성상 상대적으로 자기 계발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인력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미해결 과제로 남은 보안 사각지대
코로나19 펜데믹 기점으로 비대면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무인매장의 트렌드는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보안문제’라는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무인매장은 출입이 자유로워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보안이 비교적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무인매장마다 각각 출입인증 방식이 다르다. 스터디 카페와 같이 회원제로 운영되는 매장은 보통 키오스크 QR코드를 활용해 어느 정도 신원확인이 확보되지만, 아이스크림 할인점 등과 같이 비회원제로 운영되는 매장은 단순히 카드 결제 및 CCTV를 통해 고객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이 더 취약하다.
실제 무인 매장 속 범죄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지난해 범죄예방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20년 1월 대비 무인매장 절도 범죄가 85.7% 증가했다.
이러한 흐름을 읽은 보안 업계는 보안 사각지대에 놓인 무인매장과의 협력을 통해 관련 솔루션을 제시하며 사업 판로 확대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무인시장,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여전히 남은 과제에도 불구하고, 무인 트렌드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됨에 따라 관련 기술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최근 해외에서 ‘저스트 워크 아웃’ 기술이 적용된 ‘아마존 고’ 무인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매장 내 설치된 최첨단 카메라 및 센서 등이 물건을 인식해 앱에 저장된 신용카드에서 자동 결제되는 구조다. 계산대에 들르지 않고 ‘물건만 들고나가면’ 되는 편리함 때문에 차세대 매장 무인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위 사례에서 증명하듯 향후 무인시스템 기술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세로 자리잡은 무인시장의 진보를 위해 각 정부 및 기업에서 보안문제에 각별히 신경쓰고 소비자가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