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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뉴노멀’, 한국은 준비됐나
김대은 기자|kde125@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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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뉴노멀’, 한국은 준비됐나

‘게임’ 세대가 주도할 새로운 시대, 실력만이 기준 될 것

기사입력 2024-01-27 0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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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뉴노멀’, 한국은 준비됐나
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교수

[산업일보]
“무모한 꿈을 꿔서 가장 많이 이룬 대한민국, 지금은 도망 다니다가 꿈을 잃어버린 것 같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개최한 ‘IITP Tech & Future Insight Concert’에서 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교수가 ‘ChatGPT로 경험하는 메타버스’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의 말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자본은 디지털 전환을 성공한 기업에 집중돼 있다. 엔비디아, 테슬라 등 시가총액이 천조 원이 넘는 기업들이 증가했다.

한국의 경우에는 어떨까?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512조 원 정도고, 코스닥의 전체 기업 시가총액을 합치면 2천7백 조원가량이다. 이는 세계 3위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의 시가총액과 엇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것이 세계 자본이 바라보는 우리 시장의 기대치”라고 평가하며 “이 기업들은 지난 20여 년간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기준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광고·판매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위험한 선택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류 전체가 디지털로 넘어왔고 기존보다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이 기업들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시대의 ‘뉴노멀’, 한국은 준비됐나
최재붕 교수가 제시한 인류의 각 분야 서비스 선택 흐름

2024년, 전 세계에서 택시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서 손을 들고 있는 사람과 우버 또는 유사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 중에 어떤 부류가 더 많을까?

최 교수는 “인간은 경험에 의해 우버 서비스가 더 좋다는 선택을 내렸고, 경쟁 기업이 굉장히 많음에도 우버는 현재 시가총액 157조 달러의 기업이 됐다”라며 “그런데 왜 우리는 시가총액이 50조 원이 안 되는 현대자동차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저녁 7시에 TV보다 유튜브를 더 많이 보는 세상에 산다”라며 “표준이 바뀌었는데, 왜 우리는 인류가 선택한 ‘뉴노멀’을 바라보지 못할까”라고 언급한 것이다.

그는 한국이 우버·에어비앤비(Airbnb) 서비스 불법, 암호화폐 발행 금지, AI 규제 강화 등 부작용에 대해 민감하고 예민하게 조심스러워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취약계층 보호 등의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럼, 천만 원을 투자한다면 서울시 택시조합과 테슬라 중 어디에 투자하겠는가, 이것이 우리의 미래 기대치”라고 해석했다.

“지금 우리의 세계관이 어디에 있는가가 10년 후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며 “우버를 불법으로 한지 12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가?”라고 하기도 했다.

또한, 생성형AI(인공지능)로 제작한 이미지가 미술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사진전에서 수상한 사례를 소개했다. AI 동영상 제작, 당뇨병 진단 AI,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Copilot) 등 AI를 활용한 작업 간소화·혁신 서비스들을 나열했다.
디지털 시대의 ‘뉴노멀’, 한국은 준비됐나
흐름도 가르키며 '새로운 표준' 설명 중인 최재붕 교수

최재붕 교수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하면 대부분 일제강점기가 떠오를 것”이라며 “그러나, 지난 20년의 디지털 역사를 돌아보자”라고 호소했다.

MIT, 스탠퍼드 대학교의 2001년부터의 명강의를 누구든 언제나 들을 수 있는 세상이 됐고, 방송국은 유튜브의 영향력에 점차 힘을 잃고 있다. 1700년대 시작한 브리태니커 대백과사전은 위키 백과에 밀려 2012년 인쇄본을 중단했다. 배달종사자들은 ‘배달의 민족’ 등 배달플랫폼의 출범 이후 업무 환경 등이 개선됐다.

최 교수는 “인류의 역사에 현재보다 나쁜 걸 선택한 사례는 거의 없다”라며 “거대한 문명의 흐름 속에, 새로운 세대들은 디지털을 넘어 메타 세상으로 이동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더불어, “기성세대가 이 흐름을 학습하면서 축적한 지혜로 다음 세대들을 이끌어줘야 하는 힘든 시대”라고 해설했다.

현세대가 게임을 즐긴 세대라는 특징도 제시했다. 오직 실력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그는 “디지털 시대 성공의 법칙에 있어 혈연·지연·학연·자본의 힘, 어느 것도 힘을 못 썼다.”라면서 “디지털 공간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만든 이들이 선택받은 이유는 오로지 실력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 법칙이 적용된 대표적인 산업이 바로 ‘콘텐츠 산업’이다. 만화나 드라마는 ‘레거시’가 지배하던 산업으로 배우가 되려면 방송국 PD한테, 만화가가 되려면 유명 작가에게 잘 보여야만 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면서 웹툰은 기성 작가, 유명 작가 가릴 것 없이 조회수, 구독과 좋아요만이 기준이 됐다. 이용자층이 동일하니 반응이 좋은 웹툰은 드라마화되기도 쉽다.

엔터테인먼트, 광고·마케팅, 금융, 법률, 헬스 케어 등 여러 산업군에도 해당하는 법칙이라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제 제품을 광고로 퍼트리는 시대는 끝났다. 소비자들이 스스로 퍼트릴 수 있는, ‘팬덤’ 경제인 것”이라며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도 인간의 본질은 여전해, 인문학을 연마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인간의 감성에 더 예민한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뉴노멀’, 한국은 준비됐나
최재붕 교수가 강연 중에 손가락을 사용해 강조하고 있다.

한편, 최재붕 교수는 세계 강대국 순위에 한국이 포함된 것을 언급하면서 “120년의 현대 인류사 중, 식민지였던 나라 중에 강대국 반열에 오른 것은 우리가 유일하다”라면서 “한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기적을 만들어낸 저력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한국은 1980년대에 반도체 1등을 하겠다는, 미쳤다는 소리를 들은 꿈을 가졌었다.”라며 “그 무모한 꿈을 이뤘던 것을 기억하며 디지털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멋진 꿈을 꿔보길 바란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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